신한금융지주회사가 정부와의 조흥은행 인수가격 협상을 앞두고 가격을 깎아 줄 것을 요구하기로 해 향후 매각가격을 둘러싼 줄다리기 과정에서 큰 진통이 예상된다.
재정경제부와 예금보험공사 등 정부측과 신한지주는 이르면 이번 주 신한회계법인의 추가실사 결과를 제출 받은 뒤 구체적인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적정 매각가격`을 놓고 양 당사자간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데다 매각당사자인 조흥은행은 오히려 매각가치의 상승을 전제로 독자생존을 기대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신한지주 “값 낮춰달라”= 신한지주의 한 고위관계자는 7일 “조만간 재개될 정부와의 협상에서 재실사 결과보다는 조흥은행의 주가하락 등에 초점을 맞춰 가격인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금지급과 주식교환비율 등 어느 쪽이 될 지는 좀 더 검토를 해봐야 겠지만 현재의 조흥은행 주가하락 폭을 감안할 때 당초 제시한 가격대로 인수를 하기는 힘들다”며 “정부도 무조건 팔려고 하면서 가격을 고수하는 것은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한지주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조흥은행의 주가하락 외에 신한지주 자체적으로도 조흥은행 인수를 위해 대규모 자금조달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지주는 정부가 조흥은행을 독자생존으로 끌고 갈 경우 또다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벼랑 끝 전술`을 통해 최대한 값을 낮추려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조기매각 방침 불변”= 이 같은 상황에서 조흥은행측에서는 이번 재실사에서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독자생존 가능성`에 여전히 희망을 걸고 있다. 조흥은행의 한 관계자는 “신한회계법인이 잠재부실 규모 등에서 1차 실사와 다른 해석을 할 경우 매각가치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조흥은행 입장에선 매각가격이 올라 신한이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독자생존이나 가격인하 여부는 아직 협상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아직 추측일 뿐이며 조흥은행의 조기매각 방침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진우,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