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뒷걸음질치는 외국인 직접투자

지난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지난 2004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FDI 동향 발표는 우리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노력이 실속없이 겉돌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OECD 회원국 중 순위도 22위로 전년도보다 자그마치 10단계나 추락해 바닥권에서 헤매고 있다. 이러한 퇴보현상이 일시적이지 않고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는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OECD의 FDI 통계는 신고액이 아니라 해당국에 유입된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직접투자 현황을 실질적으로 살필 수 있다. 2005년도 우리나라 FDI 실적은 신고 기준으로 115억6,000만달러로 수준급이나 실제로 도착한 금액은 43억달러였다. 전년도 92억달러의 47% 수준으로 외화내빈이다. 다른 회원국은 물론 개도국인 BRICs까지 약진하고 있는데 한국만 두드러지게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이 투자 신고를 하고도 돈을 들여오지 않는 것은 투자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투자를 받아들일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고임금에다 각종 규제, ‘옥쇄파업’까지 서슴지 않는 강성노조, 정책의 불확실성, 외국자본을 색안경 끼고 보는 사회풍조에다 투자 유인책까지 부족하다. 미국 앨라배마주가 현대자동차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당근을 제시한 예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외국인 직접투자 침체추세가 장기화 및 고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투자의욕을 살릴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다른 OECD 회원국들의 투자유치가 활기를 띠는 가운데 이웃 중국이 블랙홀처럼 FDI를 빨아들여 주변상황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를 돌파해 투자유치 노력이 알찬 열매를 맺도록 하려면 무엇보다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신뢰감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아무리 해외에 나가 기업 및 투자환경 설명회를 해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이 동반되지 않으면 “한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는 말뿐”이라고 비아냥대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것은 그만큼 기회를 잃게 된다는 반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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