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동북아 오일허브 첫발 뗐다

820만 배럴 규모 여수 저장시설 준공<br>2017년 국제석유거래소 개설… 2020년엔 울산 저장시설 완공<br>세계 4대 오일허브 도약 목표



지난 21일 여수공항에서 내려 여수국가산업단지를 따라 15분여 동안 차를 타고 달리자 하얀 돔 형태의 거대한 석유 탱크들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최고 높이 24m, 총 36개에 달하는 탱크들이 바로 동북아 오일허브를 지향하는 여수저장시설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저장 터미널로 원유를 비롯해 벙커유ㆍ휘발유ㆍ항공유 등 다양한 석유제품이 저장된다. 앞으로 국내외 정유사가 이곳에 석유를 일시적으로 저장해놓았다가 시장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중국 등지로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우리나라를 동북아 오일허브로 만들기 위한 1단계 사업인 여수저장시설 건설이 완료됐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 석유공사 여수지사에서 열린 여수저장시설 준공식에 참석해 동북아 오일허브 비전을 선포했다.

동북아오일허브는 여수와 울산에 대규모 상업용 저장시설을 건설하고 세계적인 정유사 및 트레이더의 이용을 활성화시켜 한국을 동북아 석유 물류 및 거래의 중심지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2008년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반영됐으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1단계 사업이었던 여수저장시설은 총 820만 배럴 규모로 지어져 3월부터 시운영에 들어갔다. 한국석유공사, SKㆍGSㆍ삼성물산ㆍ서울라인ㆍLG상사 등 국내 6개사와 중국항공석유가 주주사로 참여했으며 현재 주주사들과 해외 트레이더들이 저장 시설의 80%가량을 이용하고 있다.


남은 사업은 울산 북항과 남항에 각각 920만 배럴, 1,850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는 대형 탱크터미널을 건설하고 석유상품거래소까지 개설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북아 오일허브의 저장물량은 총 3,700만 배럴 규모로 확대돼 미국 휴스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싱가포르 주룬에 이은 세계 4대 오일허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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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장관은 "우리나라를 미국ㆍ유럽ㆍ싱가포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4대 오일허브로 육성하겠다"며 "총 3,700만 배럴 규모의 저장시설을 계획에 따라 건설하고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17년 상반기 중 국제석유거래소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일허브가 성공적으로 구축되면 석유 물류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국제석유거래소 설립을 통해 각종 금융 및 파생상품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 다양한 고용창출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오일허브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국내총생산(GDP)의 11.5%에 달한다. 정부는 동북아 오일허브에서 원유를 블렌딩하고 트레이딩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관세법 등의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울산의 대형 탱크터미널 건설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총 사업비 1조5,000억원이 추가로 소요되는데 세계 경기 침체로 투자자 모집과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 총 5,200억원이 투입된 1단계 여수 오일허브 저장시설의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난항을 겪다 채권 조달을 통해 자금 마련에 성공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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