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시황전광판 쳐다보기도 싫다" 한숨만

■ [증시 패닉] 객장 분위기<br>개인투자자들 "이게 무슨 날벼락" 발만 동동<br>증권사직원들도 증시전망 전화에 목소리 낮춰<br>관망분위기속 신규펀드 가입문의도 잇따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한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퍼렇게 멍든 시황판을 보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호재기자

"시황전광판 쳐다보기도 싫다" 한숨만 ■ [증시 패닉] 객장 분위기개인투자자들 "이게 무슨 날벼락" 발만 동동증권사직원들도 증시전망 전화에 목소리 낮춰관망분위기속 신규펀드 가입문의도 잇따라 박해욱 기자 spooky@sed.co.kr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한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퍼렇게 멍든 시황판을 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호재기자 “시황 전광판을 보는 것조차 싫습니다.” 1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만난 개인투자자 전인호(45)씨는 “이제 막 주식투자를 시작한 상황에서 지수가 급락해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한숨만 내쉬었다. 줄곧 기다리다 지난 14일 시장에 참여했다는 최승남(37)씨도 "증권사 직원이 빠질 만큼 빠졌다고 해서 주식을 샀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투자자 이동건(29)씨는 "전날 뉴욕증시가 하락해 국내증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였지만 이날 폭락은 예상 밖”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날개 없이 추락하는 지수 앞에서 당황하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증권사 직원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 연신 울려대는 전화기를 붙잡고 고객들의 푸념을 받아주며 사태수습에 구슬땀을 흘렸다. 전문철 현대증권 원효로지점장은 "증시전망에 대한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며 "고객들과 통화할 때 목소리조차 낮춰야 했다"고 말했다. 윤재필 메리츠증권 압구정지점 사원은 "이날 하락할 것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모든 직원들이 죄지은 사람처럼 숨을 죽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이한 점은 투자자들이 오히려 증시 변동성 앞에서 한층 겸손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한동안 '지수하락=추가 매수'의 매매 패턴을 고수해오던 개인들은 이날만큼은 추가 매수에 신중을 기했다. 임창빈 메리츠증권 반포지점 사원은 "상주하던 고객들 대부분은 장 초반 지수폭락을 확인하자 바로 객장을 빠져나갔다"며 "문의전화는 평상시보다 많지만 대부분은 매도 타이밍을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남석 동양종금증권 방배본부점 지점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수가 폭락하면 추가 매수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았지만 오늘은 그런 문의가 뚝 떨어졌다"며 "그만큼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신 지점장은 이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발표가 나간 직후인 지난 화요일에는 100억원대 자산가가 보유하던 주식 40억원어치를 회수하기도 했다"며 "큰손을 비롯한 개인들이 정부 정책과 시황에 대해 다소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반대로 추가 매수 타이밍을 묻는 전화도 간간이 이어졌다. 홍은미 한화증권 캘러리아PB 지점장은 "지수급락에도 불구하고 관망하는 분위기가 높아 이날 급락을 적극적인 매수기회로 삼는 투자자들도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주식시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형걸 미래에셋증권 구의지점 과장은 "이날 급락 여파로 펀드 환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실제로 이뤄지는 환매는 거의 없다"며 "오히려 일부 소액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지금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어떠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예상 밖으로 많이 빠졌지만 과거와 달리 투자자들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현장세가 장기 대세장이라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고 개인들의 주식투자 문화도 성숙해져 투자자들이 쉽게 동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입력시간 : 2007/08/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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