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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뉴타운 매몰비용 보전 합의했지만…

건설사만 과도한 부담 … 논란 여전<br>"배임 문제는 해결 불구 채권 포기 땐 손실 너무 커"

사업지연 따른 금융비용 등 산정과정 분쟁 재발 가능성

지난 9월 뉴타운 전체가 지구 해제된 창신·숭인뉴타운 일대 전경. 뉴타운 출구전략에 따른 매몰비용 문제 해결을 위한 법안이 마련됐지만 사업 주체인 조합 대신 건설사가 손실의 상당부분을 부담하는 방식이어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서울경제DB


건설사에 대한 법인·증여세 감면을 통한 매몰비용 보전 방안에 여야가 합의하면서 지지부진하던 뉴타운·재개발 출구전략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하지만 출구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설업계가 시공사의 부담이 너무 크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여야는 뉴타운·재개발 사업 해제에 따른 매몰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건설사가 조합 등 추진 주체에 대한 채권을 포기할 경우 22%의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로 잠정 합의했다. 개정안에는 또 건설사가 채권 추심을 포기할 경우 조합원에게 부과되는 증여세도 감면해주는 조항도 포함됐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시내 추진위원회·조합 단계 재개발·재건축 구역 491곳의 사업추진비용을 1조5,31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추진위 단계 200곳의 구역당 평균 사용비용을 3억8,000만원, 조합 단계 291곳은 50억원을 각각 적용한 결과다.

전체 구역 중 10% 정도의 사업이 해제된다고 가정할 경우 1,530억원가량의 매몰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서울시는 내다보고 있다.


◇배임 문제 해결됐다지만…건설사 여전히 난색=애초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세 곳이 이 법안을 제안했을 때 건설업계는 '배임' 문제 때문에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이 때문에 개정 법안은 미회수 상태인 사업비의 경우 세법상 손금처리가 가능하도록 조항을 포함시켜 배임 문제를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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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건설업계는 매몰비용 처리 문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에 사업

지연의 귀책 사유가 없는 한 돈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법인세만 받고 포기하라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전혀 메리트가 없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내 재개발·재건축 구역 중 10%가 사업 해제될 경우 발생하는 매몰비용 1,530억가량 중 건설사가 보전받는 비용은 336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1,194억원은 고스란히 손실로 남는다. 이렇다 보니 건설사 입장에서는 소송 등을 제기해서라도 사업추진비 명목으로 조합에 빌려준 대출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비용 산정도 만만치 않아=문제는 더 있다. 서울시가 추산한 사용금액과 건설사가 조합에 대여해준 금액 간에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사업이 오랫동안 지연되면서 결국 조합 해산의 길을 택하게 될 구역의 경우 그 같은 괴리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사업지연으로 건설사가 대여해준 금액의 금융비용도 문제다. 통상 연리 4% 안팎의 금융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가정하면 해산되는 구역(전체의 10%)의 사업지연 기간이 평균 1년만 된다고 해도 61억원의 추가 금융비용이 발생한다.

정비업계의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조합에 대여금으로 나간 금액이 모두 매몰비용에 포함되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구체적 매몰 비용을 따지는 과정에서 조합과 건설사 간 또 다른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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