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화장품이 빠르게 시장을 넓혀가며 톡톡한 수익을 내자 최근 들어 생활용품 시장에도 한방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해 한방화장품 전체 시장 규모는 9,000억원으로 불과 5년 여 만에 3배 이상 급성장 함에 따라 생활용품 업체들도 이를 모방한 한방 생활용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옛날 여성들이 머릿결을 가꾸는데 사용하던 동백기름을 함유한 한방 샴푸 '리엔 카멜리아'를 내놓았다. 애경은 이에 맞서 기존의 케라시스 샴푸를 리뉴얼해 동백기름은 물론 인삼, 백지, 만형자 등 천연 한방 성분이 들어있는 '케라시스 오리엔탈 프리미엄 샴푸'를 출시했다. 애경은 올해 1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로 드라마 '주몽'에서 소서노 역할을 맡았던 한혜진을 비롯해 장윤주, 혜박 등 동양적 이미지를 풍기는 모델을 내세워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치약 시장에서도 한방의 물결이 거세다. 애경이 지난 3월 약용 소금, 금은화, 백리향 등이 들어있는 한방 치약 '2080 동의생금'을 선보이자 4월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송염 은예보', LG생활건강이 '죽염 명약원'을 잇따라 출시하고 맞불작전을 폈다. 특히 죽염 명약원의 경우 가격이 시중 치약 중 최고가인 1만5,000원으로 일반 치약 가격의 10배에 달한다. 생리대 시장 역시 한방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은성코퍼레이션에 인수된 예지미인이 한방생리대를 통해 유한킴벌리, P&G 등 다국적기업이 점령한 생리대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자, 소취 기능이 뛰어난 한방제품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펄프가 이 달 초 숯, 황토, 천궁추출물 등이 함유된 '매직스 한비'를 출시한데 이어 LG유니참도 최근 동의보감의 전통 비법을 활용한 국산 쑥 생리대 '바디피트 귀애랑'을 내놓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체됐던 화장품 시장에서 한방화장품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자 생활용품업계에서도 한방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확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