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정동은 최초의 서양식 근대문화가 형성된 곳"

박희용 수석, '역사 속 한국건축'서 정동의 역사 풀어내


“정동(貞洞)은 서울에서 최초로 근대문화가 형성된 곳입니다. 이른바 케이크를 처음 자른 곳이 이 지역이었으며, 커피를 처음 마시고 서양식 춤인 댄스를 즐겼던 곳이 바로 정동입니다.”

지난 2일 서울시교육청 고덕평생학습관에서 열린 고전인문아카데미 ‘역사 속 한국건축’에서 박희용(사진) 서울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근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두번째 강의를 시작했다. ‘대한제국기 정동’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강의에서 박 수석은 정동의 근대 역사적 문화적 위상에 대해 풀어냈다.

정동의 연원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이 곳은 태조 이방원이 지금의 성북구로 옮기기 전 까지 태조의 두번째 왕비인 신덕왕후의 능인 정능이 있었던 곳으로 정능이 있던 동네라는 의미입니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북쪽에 형성되었던 한양의 시가지는 대한제국이 선포된 이후 남쪽으로 본격적으로 옮겨지게 된다. 당시는 왕의 거처가 덕수궁으로 옮겨진 시기이며, 마포나루를 통해 곡물이 본격적으로 유통되고 지금의 남대문 시장 위치에 칠패시장이 형성된 때이기도 하다. 서양의 문물이 서대문을 통해 서울로 본격적으로 입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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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은 우리나라 최초로 대학이라는 명칭을 썼던 배재학당과 여자를 전문으로 교육시킨 이화학당 그리고 한국어, 영어, 한문으로 된 책이 출판된 삼문출판사 등이 자리했던 근대화의 요람입니다. 또 언더우드 고아원, 영국 성공회, 구세군 회관 등이 있었던 곳으로 선교의 요람지이자 배재학당 협성회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이 시작되는 등 민족운동의 요람이기도 합니다. 유관순, 서재필, 이승만 등이 당시 이 지역에서 활동을 했었죠.”

박 수석은 1903년 일본인이 촬영한 당시 서울의 풍광사진을 보면서 광화문과 육조거리, 선해청, 대한제국을 선포했던 원구단과 칠패시장 등을 짚어가면서 지금의 거리와 오버랩시켜 가면서 풀어나갔다.

강의에 참석한 50여명의 수강생들은 111년전 서울의 사진을 보면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서울시의 변화과정이 이른바 상전벽해라는 사실을 실감하는 듯 진지하게 빠져들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SK텔레콤이 후원하는 고전인문 아카데미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일환으로 열리고 있는 이번 강의는 오는 23일까지 고덕평생학습관에서 열린다.

고인돌 사업은 건축문화 외에도 문학ㆍ역사ㆍ미술ㆍ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인문학의 외연을 넓혀 폭넓은 강의를 이어간다. 22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번 고인돌 강좌의 참가는 무료이며, 세부 프로그램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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