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천안~논산 등 민자 고속도로의 비싼 통행료와 적자보전을 위한 수천억원대의 국고보조금 지급에 대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착공중인 대구~부산 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의 통행료 역시 일반 도로의 2~3배가 될 것으로 보여 이용자들의 반발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부가 요금 인하를 위해 민자 도로에 대해서도 부가세 면제를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민자 고속도로의 비싼 통행료 불만 고조=현재 민자 고속도로는 신공항고속도로와 천안~논산 고속도로 2곳으로, 통행료가 일반 고속도로의 2~3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의 항의와 요금을 깎아달라는 민원성 글들이 청와대, 건설교통부, 운영사 등 관련 홈페이지에 연일 쇄도하고 있다.
신공항도로(40.2km)의 경우 경부선 동일구간과 비교했을 때 소형차는 신공항이 6,100원, 경부선은 2,200원이며, 경차는 신공항이 4,900원, 경부선은 1,100원으로 신공항도로가 3~4배 비싸 주민 및 이용자들의 원성이 거세다.
천안~논산 도로(81kmㆍ7,000원)는 km당 86.6원으로 km당 34.8원인 경부선의 2.5배다. 한 네티즌(Lee0888)은 건교부 게시판에 “다수가 이용하는 고속도로를 정부에서 건설하지 않고 민간에 넘겨줘 통행요금을 비싸게 받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부족분 차액은 정부에서 보존해주는 등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밝혔다.
◇매년 1,000억원 이상 국고보조금 지급으로 정부도 골칫거리=이처럼 사업비 회수 차원에서 비싼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지만 실적은 정반대로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어 정부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민자도로사업이 연 예상수입의 90%에 못 미칠 경우 부족분을 보전해 주기로 민간측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신공항도로의 경우 2001년 한해동안 추정수입을 1,969억원으로 책정했으나 실제 수입액은 709억원에 그쳐 정부가 무려 1,063억원을 국고로 지원했다. 지난해도 비슷한 수준의 영업수익이 예상됨에 따라 올해 역시 1,000억원 이상의 국고 보조금이 지급될 것으로 건교부측은 내다보고 있다. 민간투자비(1조4,760억원)의 15%가 2년 만에 국민의 혈세로 낭비된 것이다.
개통한지 한달 남짓 된 천안~논산 도로 또한 올해 적자가 불가피해 막대한 정부 보조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부과세 면제 추진 등 정부 대책 마련 나서=이 같은 문제점으로 민자도로사업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지자 부과세면제, 보조금 지급방식 전환 등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건교부 관계자는 “현재 도로공사와 달리 민자도로만 내는 부과세를 형평성 차원에서 면제해주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할 방침”이라며 “이 안이 통과될 경우 통행료의 10%가 낮춰지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입원 다각화 차원에서 민자도로 부근에 관광단지와 물류단지 설립을 허가해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