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가 11일 씨티그룹의 최신 세계 국채 지수를 인용해 보도한 바로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및 독일 국채 등 주요 선진국 ‘안전 자산’은 투자가 올 들어 모두 2%가 넘는 손실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채권 펀드인 블랙록은 이 추세가 이어져 올해 핵심 채권 투자가 손실로 마감된다면 지난 33년 사이 3번째라고 분석했다.
그만큼 이례적이라는 얘기다.
로이터 집계에 의하면 10년 만기 미 국채는 수익률이 지난 5월 1.6%대까지 주저앉았던 것이 1.5%포인트 치솟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3%를 초과했다.
영국 국채도 비슷하게 올라 3%를 웃돌았고, 유로 채권시장 가늠자인 독일 국채는 10년 물이 거의 1%포인트 상승해 2%를 넘어섰다.
독일 10년 물 수익률이 2%를 초과한 것은 18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익률 상승은 그만큼 채권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160억 유로의 자산을 운용하는 프랑크푸르트 트러스트의 자산 할당 책임자 크리스토퍼 킨드는 로이터에 “(미국의 출구 전략 시사가 나오고) 채권에서 주식과 현금 쪽으로 자금이 이동해왔음”을 상기시켰다.
도이체방크 분석가들은 세계 경제가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금리에 대한 중앙은행의 역할이 예전 같지 않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 채권 금리 대부분이 아직 1997∼2012년 평균치에는 못 미치는 점도 지적했다.
도이체방크 분석에 의하면 선진 10개국 채권시장에서 9곳이 그렇다.
도이체방크 관계자는 “미국과 영국 국채 수익률은 장기 평균치에 모두 50베이시스포인트(1bp=0.01%)가량 밑돌며 독일도 약 70bp가 낮다”고 분석했다.
다른 선진국 국채 수익률도 이전의 ‘정상 시황’ 때보다 대개 100bp가량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관계자는 “채권 수익률 상승을 경기 순환 차원에서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경제가 좋아지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판단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지난 1994년과 같은 채권 대폭락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ECB의 독일 출신 외르그 아스무센 이사는 지난 10일 브뤼셀 회동에서 “세계 금융시장이 훨씬 더 깊게 연계돼 있기 때문에 94년보다 충격이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마켓워치는 당시 연준이 단기 금리를 짧은 기간에 모두 3%포인트 올리면서 그 충격으로 채권 가격이 7%나 주저앉은 점을 상기시켰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빌 스트리트 투자 책임자는 로이터에 “채권 수익률 정상화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것 때문에 자금 흐름이 크게 흔들리면 실물 경제에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머지않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4%까지 치솟으면 실물 경제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내년 언젠가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