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모바일 빅뱅 m헬스시대] <상> 스마트한 건강관리

건강검진·관리 척척 … '손안의 주치의'가 값비싼 의료기기 대체

스마트폰 기술 진화 … 벌써 청진기 자리 차지

소비자 의료비 부담 적고 편리해 수요 급증

휴대폰 통한 정보등록 시스템 구축 서둘러야


"미래는 이미 여기에 와 있다. 다만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공상과학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말을 인용해 이구동성으로 '모바일 헬스(m헬스)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고 확신한다. 글로벌 미래연구 싱크탱크인 밀레니엄프로젝트는 "앞으로 10년 동안 모바일 헬스 애플리케이션이 더 빠르고 정확한 진단, 개인 맞춤처방, 유전자 분석 등을 손쉽고 저렴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20년 후에는 혈중 콜레스테롤이나 각종 암 등을 검사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바일 헬스는 제2의 모바일 혁명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가속도가 붙었다.

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이를 일찍부터 주목했다. 지난 2010년 1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m헬스 서밋'에서 "휴대폰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관련 연구가 뒷받침되면 수많은 생명을 살리고 인구과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모바일 헬스 플랫폼을 만들고 사용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 결국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기 때문에 "휴대폰을 통해 모든 신생아 정보를 등록하는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기술과 수요, 투자'의 삼두마차가 모바일 헬스를 이끌고 나갈 것으로 분석한다. 막강한 폭발력은 물론 팽창 속도도 굉장히 빠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웨스트와이어리스헬스연구소의 에릭 탑폴 박사는 "모바일 단말기와 이동통신기술의 발전, 건강관리 수요 증가, 투자자들의 투자 확대가 모바일 헬스 시장의 진화를 이끌었다"며 "인류가 고민하는 심장 질환과 암 등도 모바일 헬스와 나노기술 등을 통해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모바일 헬스 빅뱅은 '스마트 디바이스'와 '무선통신기술'로 촉발됐다.


통화만 하던 휴대폰은 슈퍼컴퓨터 성능의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알려주는 주치의 역할도 가능해졌다. 스마트폰은 이미 청진기 자리를 꿰찼다. 앱으로 심전도도 찍고 휴대용 초음파기기(Vscan)를 연결해 고해상도의 영상을 직접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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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장비 없이도 심장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굳이 청진기로 심장의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또 스마트폰에 2달러짜리 장비만 달면 근시·원시·난시 등 눈의 굴절검사도 가능하다. 클라우드와 연결해 수많은 정보와 소통하면서 주치의 역할도 한다.

스마트폰이 응급실을 대체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만능 진단검사기 '스카우트'를 만든 월터 브라우어 스카나두 대표는 "오는 3월이면 199달러에 스카우트를 살 수 있고 2018년이면 체온계 대신 스카우트를 쓸 것"이라며 "2017년에는 피를 뽑지 않고도 모든 혈액검사가 가능하게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렇게 되면 응급실 환자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카우트는 10초 이내에 맥박, 심장 박동 수, 체온, 혈중산소농도 등 응급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갖가지 인체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모바일 헬스는 편리하고 정확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다 비용도 저렴하다.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부분이 바로 '싸다'는 점이다.

의료비 증가는 전세계적인 골칫거리다. 고령사회 진입, 만성질환 증가 등 악재가 쌓였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는다. 급증하는 의료비 부담에 바짝 긴장했다. 진료 수준은 높이고 의료 체계는 선진화하면서 의료비 부담은 줄이는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 대안으로 병원 갈 일을 크게 줄여주는 모바일 헬스가 부상하는 이유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2달러만 있으면 안구검사를 할 수 있고 199달러 기계만 있으면 집에 항상 심장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혈압·맥박·혈중산소농도 등도 체크가 가능하다. 피부 스캔도 가능해 병원에서는 꼭 필요한 정밀검사만 하면 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힘들어지는 병원 방문과 병원비에 대한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효자인 셈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2017년이 되면 모바일 헬스로 인해 선진국의 의료비 부담이 4,000억달러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동시에 환자의 만족도와 삶의 질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모바일 헬스 분야에 투자가 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머콤캐피털그룹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에 151건, 7억3,700만달러의 투자가 이뤄졌다. 1년 전인 2012년 3·4분기(39건, 1억9,700만달러)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앱과 센서 분야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머지않은 시기에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각종 기기와 앱들이 값비싼 의료기를 대체할 것으로 확신한다. 앱과 센서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리콘밸리 최대 벤처투자자인 비노드 코슬라 코슬라벤처스 대표는 지난해 9월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스마트폰에 얹어진 앱이 비싼 의료기기보다 건강관리에 더 효과적"이라며 "의사들이 현재 사용 중인 기기의 80%는 스마트폰과 저렴한 센서로 대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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