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냉랭한 M&A 큰 장

글로벌 경기침체에 관심 뚝… 구조조정 차질 우려


장기불황과 업황 침체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그룹들이 늘어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매물로 나온 기업을 어느 기업이 인수하느냐에 따라 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업계의 관심은 동부그룹이 전격적으로 매각을 결정한 동부하이텍의 새 주인이 누가 될 지에 모아지고 있다.

인수 후보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등 4대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모두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동부하이텍 인수전이 4대 그룹 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동부하이텍은 가전제품에 주로 쓰이는 아날로그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다. M&A 업계에선 동부하이텍의 인수가격을 약 1,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선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 회사는 아날로그 반도체 사업의 비중이 크지 않은데다 동부하이텍이 강점을 지닌 중저가 시장보다는 하이엔드(고급)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밖에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현대차와 시스템 반도체 설계 능력을 보유한 LG전자 등도 잠재적인 인수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ㆍ현대차ㆍSKㆍLG 등이 동부하이텍에 관심을 보이기는 하겠지만 동부하이텍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낸 기업인데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업체도 아니라는 점에서 인수 열기는 그렇게 뜨겁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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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이 동부하이텍과 함께 매각을 결정한 동부메탈의 인수 후보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이 꼽힌다. 하지만 포스코는 최근 계열사를 줄이고 부채비율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는데다 회장 교체까지 예정돼 있어 인수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대제철도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 작업 마무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STX에서 일본 오릭스로 주인이 바뀐 뒤 다시 매물로 나온 STX에너지는 GS에너지와 LG상사 컨소시엄이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GS-LG 컨소시엄이 STX에너지를 인수할 경우 LG상사는 안정적 유연탄 수요처를 확보하고 GS에너지는 발전 사업을 확대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STX에너지 인수전에는 이 밖에 포스코에너지와 삼탄도 참여했다.

한편 동양그룹의 구고조정에 따라 동양증권, 동양파워, 동양매직 등도 매물에 올라 있다.

M&A 업계에선 금융권이 재무구조가 취약한 몇몇 대기업집단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요구하고 있어 매각 대상 기업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M&A 시장의 열기는 아직 달궈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정부가 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분위기에서 기업들이 적극적인 M&A에 나서기를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게 재계의 분위기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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