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 MBA 출신들 경쟁력 충분"

성균관대 MBA 대학원 클렘코스키 학장<br>교수진 절반 외국인·모든강의 영어로 진행<br>'기업서 가장 선망하는 경영학 과정' 만들어<br>"美 프로그램 도입, 한국에 맞게 차별화해야"


“국내 MBA 출신들은 해외파에 비해 한국 사정을 훨씬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경쟁력이 있습니다.” 성균관대 MBA 대학원(SKK-GSB과정)의 로버트 클렘코스키 학장(66)은 국내 MBA 시장의 미래에 대해 자신 있게 낙관론을 펼쳤다. 2년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MBA’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며 한국에 온 그는 지난 2년 간의 체류 경험을 돌이켜 보며 “한국은 외자유치(FDI)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고 규제도 많이 풀렸습니다. 특히 국내 은행의 재무상태도 매우 안정적이어서 아시아 금융허브로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고 확신한다. 미국 인디애나대학 재무학 교수 출신으로 지난 2004년부터 SKK-GSB와 인연을 맺게 된 그는 국내 MBA 출신에 대한 인력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한국은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세계 100대 MBA 프로그램에 단 한 곳도 포함돼 있지 않다”며 “국내 대학원 출신 MBA 수요를 늘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미국 프로그램과 동일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듣는 이에 따라 다소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해외시장에서 제대로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는 국내 대학들의 냉엄한 현실을 지적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특히 “미국의 선진 MBA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는 윤리ㆍ비판력 사고, 리더십, 설득 능력 등 연성의 기술(soft skill)을 한국 상황에 맞게 개발한다면 미국의 MBA과정을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K-GSB 과정은 성균관대가 삼성재단의 후원으로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과 제휴를 맺고 지난 2004년 문을 연 2년 과정의 경영전문대학원. MIT의 검증된 프로그램과 한국적 경영 요소를 가미, 차별화된 MBA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당초 대학원 설립의 목적이었다. 당시 대학원 운영의 적임자로 꼽혀 초빙된 그는 역으로 스스로가 국내 대학과 기업들의 ‘투자’ 대상임을 의미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그는 SKK-GSB를 국내 기업들이 가장 선망하는 경영학 고급과정으로 만들어 놓았다. 현재 성대 경영대학원에서는 SKK-GSB의 모든 강의를 100% 영어로 진행하며 교수진의 절반 이상을 미국 인디애나대 켈리경영대학원,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홍콩 과기대(HKUST) 등에서 초빙한 외국인 교수로 구성하고 있다. 학생들 역시 3명 중 1명이 삼성재단의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는 해외 유명 대학 출신 외국인들이다. 클렘코스키 학장은 “MBA는 좋은 직장과 경력을 쌓기 위해 들어오는 곳인 만큼 이 같은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의 경력 개발 등을 위해 기업 CEO를 초빙하고 인턴십 프로그램을 늘리는 등 다양한 활동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일부 대학이 물류 등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특성화 전략에 대해서도 “특성화된 분야와 기술은 늘 상승ㆍ하강곡선을 그리게 마련”이라며 “시장 수요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MBA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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