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격변하는 세계자동차 업계와 한국의 현주소

세계 자동차업계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범상치 않다. 거기에는 노사(勞使)가 따로 없다. 그런데 한국은 태평하다. 오히려 세계적 변화 추세와는 반대로 가고 있다. 지금 벌어지는 국내외 상황을 보면 과연 우리 자동차산업이 세계적 강자로 도약하기는 커녕 현상유지나 가능할지 걱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4위 자동차 메이커인 르노ㆍ닛산이 세계 최대 업체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의 지분 20%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GM 이사회가 주주의 요청에 따라 이 문제를 논의했고 르노 측도 적극적인 입장이며 특히 GM의 심각한 경영난을 감안할 때 성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의 지분인수를 통한 제휴가 이뤄지면 연산 1,500만대의 초거대 자동차회사가 탄생하게 돼 세계시장에 유례없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톱 5’ 도약을 목표로 한 현대차 그룹, 나아가 우리 자동차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을 맞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르노와 GM의 제휴가 불발로 그친다 해도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는 작지않다. 세계자동차 시장은 전쟁을 방불케 하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여기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존경쟁 움직임은 경영자들만의 몫이 아니다. 노조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강성활동으로 유명한 미국의 전미자동차노조는 위원장이 나서 노조의 양보와 희생을 외치고 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임금인상 없이 근로시간을 연장했다. 일본 도요타는 공룡의 탄생에 맞서 혁신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 틀림없다. 세계 1위 등극을 바라보는 최강의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몇 년간 임금동결과 생산성 향상 등 노력을 기울여왔던 도요타가 여건변화에 손을 놓고 있을 리 없다. 그러나 현대차는 반대로 가고 있다. 최고 경영진들의 비자금사건으로 인한 경영표류로 글로벌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노조는 더하다. 파업은 연례행사가 됐고 산별노조 전환 등 기업에 더 부담을 주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러고도 세계시장에서 잘 나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자동차업계 노사 모두 환골탈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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