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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뿌리가 있는 한 봄은 찾아 온다

■ 증권사 PB, 장세진단 조언




증시, 뿌리가 있는 한 봄은 찾아 온다 ■ 증권사 PB, 장세진단 조언 유병온 기자 rocinante@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지난해 10월. A씨는 더 이상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코스피지수 2,000 포인트 시대를 열며 축제판이 벌어진 주식 시장을 외면하고 적금을 계속 붓는다는 것은 너무나 바보 같은 행동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붓기 시작한 적금을 깨서 1억원을 과감히 찔렀습니다. '상투'를 잡을 줄은 꿈에도 몰랐죠. 코스피지수는 스멀스멀 빠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1,400포인트에서 오락가락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사이에 주식도 펀드도 모두 박살이 났죠. 허공으로 날아간 3,000만원을 생각하면 병이 날 지경입니다. 하지만 A씨는 우연히 접한 책 한권에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지 코진스키의 소설 'Being There'입니다. 이 책엔 '정원사 챈스'의 얘기가 나옵니다. 챈스씨가 길을 가다 어느 기업가가 탄 리무진에 치이게 되고 사고 직후 치료를 위해 기업가의 집으로 급히 옮겨집니다. 그는 이 인연으로 기업가의 집 정원을 관리하게 됩니다. 어느날 슬럼프에 빠진 경제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대통령이 기업가의 집에 찾아오죠. 온갖 난해한 지표들이 섞인 얘기들이 오가던 중 대통령이 챈스씨에게 자문을 구합니다. 나무를 손질하는 일 밖엔 모르던 챈스씨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 차분하게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이 말을 합니다. "정원에서는 계절에 따라 성장이 이루어집니다. 봄과 여름이 있지만, 곧 가을과 겨울이 이어지고 봄과 여름이 다시 찾아옵니다. 뿌리가 잘리지 않는 한 좋은 계절은 다시 찾아오고 모든 것은 잘 될 것입니다." 오늘 A씨는 PB센터로 향합니다. 지금의 증시는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견뎌야 하는 겨울이지만 뿌리(펀더멘털)가 잘리지 않는 한 봄은 찾아올 것이란 믿음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A씨는 다시 한번 자신에게 최면을 걸 듯 독백을 합니다.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이 다시 찾아온다." "굴곡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장 우수한 수익을 안긴 투자 자산은 주식이다." ImageView('','GisaImgNum_3','default','550'); ● 전문가 "지금은 과매도 국면… 위험·저가매수 기회 공존" 국내 증권사 PB(프라이빗 뱅커)들은 지금의 주식 시장을 지나친 과매도 국면으로 진단하면서 곧 찾아올 봄을 위해 대비해야 한다고 A씨에게 조언했다. 현재는 투자 심리가 잔뜩 얼어붙은 겨울과 같으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 시장은 투자성향 따라 접근 방법 달리해야=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돼 전체 원금의 30%인 3,000만원을 날린 A씨에 대해 PB들의 조언은 엇갈린다. 더 잃지 않기 위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한경준 한국투자증권 여의도 PB센터 차장은 “현재 주식시장은 미래 불확실성에 근거한 투자 심리 위축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주가가 지난해 2000선에서 1,400선까지 하락한 것은 과매도 상황”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미국발(發) 신용경색과 환율 급등, 9월 위기설 등 ‘위험’ 요소와 저가 매수의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 박성진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센터(강남) 부센터장 역시 “현재 시장은 일반적인 이성을 초월한 과매도 국면”이라면서도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전환하기엔 시장 체력 비축을 위한 기간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덕수 삼성증권 삼성타운 지점 자산클리닉 팀장은 “중요한 것은 현 시점에서 시장에 더 큰 위협이 되는 요소가 있는 지 판단하는 것”이라며 “시장이 앞으로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면 시장에서 빠져나오는 게 맞다”고 조언하면서 반등시 현금화 전략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손실을 만회하려는 성급한 행동 보다는 향후 기술적 반등을 이용한 부분 매도를 통해 현재의 자산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대다수 PB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단 성장형 투자자의 경우 낙폭 과대에 이른 시장 반등을 노리는 고수익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성진 부센터장은 “공격형의 고객은 시장 반등시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직접 투자의 비중을 조금 더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팀장 역시 “공격 성향 투자자는 주식편입 비율이 높은 펀드에 들어가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A씨의 7,000만원, 어떻게 지킬까= 현재 남은 7,000만원을 재조정하기로 마음 먹은 A씨. PB들은 반등에 대비한 실탄으로 ‘현금성 자산’을 다수 보유하면서 나머지 자산을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들에 분산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정상호 하나대투증권 WM본부 부장은 주식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4,500만원을, 과매도 국면인 것을 감안해 주가연계증권(ELS) 지수형에 1,500만원, 인덱스 펀드에 1,000만원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했다. 정 부장은 “시장이 안정을 찾기까지 상당 기간 소요될 것으로 판단되므로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며 “단 단기간에 과도하게 하락한 측면이 있어 주식 관련 상품에 일부 투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팀장 역시 현금 비중 50%를 유지할 것을 조언하는 등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PB들은 주가연계증권(ELS)의 경우 과매도에 따른 하방 경직성이 높은 만큼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스텝다운형을 다수 추천했다. 정상윤 팀장은 “향후 주가 상승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25% 정도는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유망하다”며 “국내와 해외의 비중은 3대7로 하고 해외 주식의 경우 소수의 국가에 집중하지 않도록 이머징 시장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B들은 유망 펀드로는 ‘Tops Value주식형 펀드’ ‘마이다스블루칩배당주펀드’ ‘우리프런트어배당주혼합형펀드’ ‘KTB엑설런트 혼합형 펀드’ ‘JPMJF Korea 트러스트 주식펀드’,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펀드(적립식)’ 등을 꼽았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경우 박성진 부센터장은 “급락에 따른 저평가 메리트가 있지만 비중 축소가 바람직해 보인다”고 비중 축소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하는 등 관망세 전략을 유지할 것을 조언하는 이들이 많았다. 단 중동지역 펀드나 미래에셋 자원부국 주식형 펀드 등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한 국가에 대한 투자에 고유가 시대에 고려할만한 투자 상품으로 꼽혔다. 이 외에 농산물 관련 펀드와 물가연동국채, 대체에너지 펀드 등도 인플레이션 및 유가에 대한 헤지 상품으로 추천됐다. 직접투자의 경우 ▦경기 방어주로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통신주 및 환율수혜 업종(한경준 차장)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등 방어적 성격의 종목 및 초우량 종목들(박성진 부센터장)이 유망한 투자 대상에 올랐다. 단기 채권이나 전환사채(CB) 등 채권 관련 상품도 ‘지키기’ 전략에 유망한 상품으로 꼽혔다. 안수진 우리투자증권 서초PB 센터장은 “시장의 방향성을 확인할 때가지 단기 채권상품에 투자하며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안정적 운용 전략”이라며 “CB는 추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는 점에서 추천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연 6% 이상의 이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예금형 신탁 등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담아둬야 할 상품으로 꼽혔다. ◇A씨에게 조언하기= 안수진 센터장은 “지금이 가장 힘든 순간으로 생각되지만 과거 우리는 외환위기, 대우채 사태, 코스닥 거품 붕괴 등 수많은 어려운 시기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는 투자만이 주식 시장에서 살아남는 법이라는 설명이다. 정상윤 팀장 역시 “물론 여유 자금이 전혀 없는 상태의 투자자들은 현재의 손실이 크게 느껴질 것”이라면서도 “결국 시간과의 싸움에서는 ‘여유를 가진 자’가 이길 수 있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 3년간 유례없는 대세 상승기를 보내며 인이 박혀버린 ‘지나친 기대’와 현재의 조정장을 바라보는 ‘과도한 절망’ 모두를 경계해야 한다는 부탁도 빼놓지 않았다. 이선주 교보증권 강남PB센터장은 “투자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실망을 안겨주며 과도한 절망은 판단을 흐리게 한다”며 “차분한 마음으로 여유있게, 시간의 효과를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포감에 휩싸인 주식 시장에 대한 냉철한 태도도 요구했다. 정상호 부장은 “노출된 루머는 루머로 그칠 확률이 커 공포에 지나치게 휩싸일 필요가 없다”며 “시장이 바닥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금 비중을 늘리되 항상 시장의 추이를 주시하라”고 조언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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