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산책] 자기 자신에게 상을 주자

제갈정웅<대림대학 이사장>

많은 눈이 내리기는 했어도 3월이 되면서 바람의 내음이 사뭇 2월과 달라졌다. 아직 한두 차례의 꽃샘추위야 있겠지만 봄이라 이름해도 좋지 않을까 한다. 어쩌면 너무 성급한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날씨야 어떨지 모르지만 각급 학교가 개학을 하고 또 개강을 해 새내기들이 캠퍼스에 일으키는 바람은 봄이 왔음을 알리기에 충분하다. 새내기들의 옷차림에서 봄이 제일 먼저 오는 것 같다. 풋풋한 새내기들의 솜털이 의상의 색상, 새로운 디자인과 어우러져 봄을 만들어내고 있다. 얼마나 싱그러운지 모르겠다. 한껏 부푼 설렘으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꿈들을 보듬어보지만 얼마 지나면 평범한 일상으로 회귀하는 것이 우리들의 행동 양식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늘 가슴 설레는 아침을 맞이하고 보람으로 감사기도를 드리며 잠들 수 있을까. 자신의 긍정적 이미지 강화 얼마 전에 한 일류 여배우의 참으로 슬픈 이야기를 접하고 많은 사람들이 왜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할 결심을 했을까 의아해 했다. 왜 그렇게 해야 했는지 이유는 모르지만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런데 그분처럼 젊고 예쁘고 인기 있고 성공한 사람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월 하순에는 졸업식이 많았다. 나는 대림대학의 졸업식에 참석해 시상도 하고 또 상을 받는 학생들의 모습을 봤다. 그런데 문득 상을 받지 못하고 박수만 열렬히 치고 있는 더 많은 수의 학생들을 보면서 상을 못 받는 학생들이여 자기 자신에게 상을 주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자기 자신에게 상을 주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상 받을 일이 많지 않을 것이다. 상이란 보통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해서 주는 것이 통념인데 앞으로는 자기가 자신을 평가해서 잘한 일이 있을 때는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상을 주라고 했다. 가령 우리대학의 경우 2,700명이 졸업했는데 개근상까지 포함해도 100명도 안되는 사람이 상을 받고 나머지 2,600명은 박수만 쳤다. 그런데 나머지 2,600명도 대단하지 않은가. 학점을 제대로 취득하지 못해 졸업이 유보된 학생들도 많은데 졸업이 유보되지 않고 제때에 졸업할 수 있는 것만도 대단한 일이 아닌가. 그러니 그렇게 대단한 자기 자신에게 상을 주라고 했다. 비록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해서 주는 상은 못 받았지만 내가 나를 평가해서 대단한 일을 했을 때는 ‘나는 대단해 상’을 수여해보라고 했다. 가령 새해부터는 금연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계속 실천하고 있다든가, 늦잠 자던 버릇을 고쳐서 자신을 아침형 인간으로 바꾸는 일에 성공하고 있다든가, 몸무게를 3㎏ 줄이기로 했는데 달성했다든가, 추운 동절기 동안 골프연습을 계속해 비거리 늘리기에 성공 했다든가, 아니면 회사에서 추진하던 큰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끝냈다든가, 추진하던 납품건을 수주하게 됐다든가 하는 경우 자기 자신에게 맛있는 커피 한잔을 사주는 것 같은 식으로 ‘나는 대단해 상’을 수여해 스스로를 격려해보라고 했다. 아니면 평소에 비싸서 가지 못했던 멋진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식사를 자신에게 대접하는 사치를 해본다던가, 자신이 읽고 싶던 책을 사서 본인에게 상으로 주는 것 같은 일을 해보라고 했다. 이러한 자기 자신에의 상주기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해 어려움이나 고통스러운 일을 당했을 때 그 어려움이나 고통을 해결 가능한 여러 가지 일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게 한다. 세상에서 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누가 가장 소중하고 귀한 존재냐고 물으면 모두 다 자기 자신이라는 데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때로 우리 자신을 신이 창조한 걸작품으로서 매우 소중하고 귀한 존재라는 것을 잊고 살 때가 많다. 그래서 조그마한 어려움에도 쉽게 좌절하거나 고통을 감내하지 못하고 아주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를 최근 몇년 동안에 많이 봐왔다. 어려움·고통 극복에 큰 힘 즐겁고 행복한 일만이 아니라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도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면 살기가 쉬워지는 것 같다. 아니 그러한 어려움과 고통의 극복을 통해 오히려 삶이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걱정한다고 어려움이나 고통이 조금이라도 달라지거나 덜해질 수 없는 바에야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 대하는 용기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이러한 용기도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을 때는 쉽게 낼 수 있다. 그동안 자신이 받은 수많은 ‘나는 대단해 상’이 그까짓 것 못할 게 없다는 자신감을 주기 때문에 세상에 어려운 일이 없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세운 조그만 연초의 결심들을 작심삼일이 안되게 하는 데도 스스로에게 상을 주는 방법이 효과가 있다. 1년 걸려야 되는 일의 경우 우선 한달 동안 계속했을 때 자신에게 상을 줘 남은 기간 동안 게으름을 못 피우게 하는 것이다. 올봄 캠퍼스에 들어온 새내기나 졸업해 사회에 진출하는 졸업생 모두에게 ‘나는 대단해 상’을 스스로에게 줘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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