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충격요인 줄어 당분간 안정

지난 10월초의 첫 주를 제외하면 금리가 11주째 상승하고 있다. 금리의 상승이 마치 ‘습관(?)’이 된 느낌이다. 지난 주에는 지표 금리가 5.2%로 진입하기도 했다. 역시 연중 최고치였다. 금융통화위원회가 마무리됐고, 주목할만한 경제지표 발표도 없었는데 금리가 상승한 것은 시장의 수급 때문이다. 금리의 절대수준이 이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지만 채권매수세의 유입은 여전히 부족하다. 시중 자금이 채권 등 위험이 낮은 자산에서 주식과 같은 위험도가 높은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연말로 접어들면서 기관투자자들은 내년을 기약하며 일년 채권농사를 마감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채권매수세가 취약한 가운데 특히 지난 주에는 공급이 시장을 짓눌렀다. 국고채 5년물이 2조4,000억원 가량 신규 발행됐고, 통안증권, 예금보험공사채 등 여타 채권의 발행도 많았다. 여기에 국내기업의 해외채권발행도 금리를 밀어올리는 압력으로 작용했다.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하면 채권보유자에게 지급할 (변동)이자가 필요하게 되며 통상적으로 스왑 시장에서 (변동)이자 수취와 (고정)이자 지급 스왑계약을 맺게 된다. 이때 스왑 시장에서 기채기업의 계약 상대방은 일반적으로 스왑업무를 수행하는 은행들이 되는데 이들 은행 역시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기채기업으로부터 받은 (고정)이자를 재지급하는 계약을 제3자와 체결하게 된다. 스왑 은행들의 헤지성 (고정)이자지급 수요가 스왑 시장에서 제대로 소화되지 못할 경우에는 이들 물량이 국채선물시장에 선물매도 형태로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금리의 상승압력이 되는 것이다. 국내금리 상승에 따른 해외기채 메리트 상승과 같은 이유로 인해 최근 국내기업의 해외채권발행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전 같으면 큰 부담이 되지 않았을 국내기업의 해외기채 영향이 국내 채권수급이 악화된 현재의 상황에서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물론 지난 주에는 긍정적 변화가 감지됐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5.2%에 진입한 이후 추가로 상승하지 못하고 막히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기준으로 5.2%대가 실체로서의 금리저항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금리가 많이 오르기는 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끔 하는 심리적 저항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이번 주 초반에 있을 국고채10년물 정기입찰이 지나고 나면 월말까지는 다시 공급물량 공백이 있게 된다. 또 당분간은 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도 많지 않을 것이다. 채권시장이 다소간의 안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월말로 접어들수록 금리는 다시 불안정한 움직임을 재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월말을 전후한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 집중, 그리고 12월초에 있을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결정과 이를 앞두고 나타나게 될 시장의 불안감 등이 여전히 취약한 수급상황에 있는 채권시장을 뒤흔들 위험이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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