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8월14일] 헨리 소로


[오늘의 경제소사/8월14일] 헨리 소로 권홍우 편집위원 1846년 8월14일, 매사추세츠주 징세관이 숲에 사는 청년 하나를 붙잡았다. 인두세를 6년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예제도를 유지하고 비도덕적인 미국-멕시코 전쟁을 벌인 정부에 세금을 낼 수 없다는 소신으로 납세를 거부한 청년은 감옥에 갇혔다. 수감기간은 단 하룻밤. 세금을 대납해준 고모 덕에 풀려난 청년은 작심하고 책을 써내려갔다. ‘국가나 법이 비양심을 요구한다면 저항하라’는 ‘시민 불복종(1849년)’이 이렇게 나왔다. ‘악법도 법’이라는 소크라테스와는 반대로 시민의 적극적인 항거를 주장한 청년의 이름은 헨리 소로(Henry D Thoreau). 1817년 태어나 1862년 폐결핵으로 사망할 때까지 45년 평생을 고향 매사추세츠 콩코드에서 지낸 문필가다. 하버드대(영문학)를 졸업할 때부터 그는 남다른 길을 걸었다. 돈과 출세 대신 자연과 조화하는 삶을 택한 것. 교사와 측량기사로 일하다 선배이자 자연주의자인 에머슨의 영향을 받아 잡지 편집장을 거쳐 33세에 단신으로 숲에 들어갔다.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연못보다 조금 큰 정도인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2년2개월간 자급자족한 경험을 펴낸 책자가 ‘월든 또는 ‘숲속의 생활(1854년)’. 자연예찬서이자 문명비판서의 성격을 지닌 책은 19세기 영문학 작품의 백미로도 꼽힌다. ‘가난함의 부유함’을 주제로 삼은 숲과 삶의 경제학이라는 평가도 받는 책이다. ‘시민 불복종’과 ‘월든…’에 담긴 비폭력 저항정신과 자유주의는 톨스토이와 간디, 마틴 루터 킹으로 이어지며 20세기 인권운동으로 활짝 피었다. 환경생태론자들도 ‘월든…’을 바이블처럼 여긴다. ‘윌든…’의 한 구절. ‘잉여의 부로는 잉여품만 살 수 있다. 영혼의 필수품을 사는 데 돈은 불필요하다.’ 입력시간 : 2007/08/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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