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기 위해 HSBC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외환은행 보유 지분(51.02%)을 매각하기 위해 현재 HSBC와 단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협상은 시기적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HSBC는 “이번 협상은 한국 감독당국의 승인을 얻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서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상장을 유지하고 상호를 계속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계는 론스타와 HSBC 간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금융감독당국이 지난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적법성과 관련해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은 법원 재판 결과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HSBC가 론스타가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제시할지도 의문이다. HSBC는 과거 한국에서 여러 차례의 금융기관 인수합병(M&A)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번번이 경쟁자들에 비해 낮은 금액을 써냄으로써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HSBC가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지만 최근 서브프라임 파문으로 채권발행에 따른 프리미엄이 올라가고 있는 점도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따라서 론스타가 HSBC와의 협상을 ‘지렛대’로 활용해 외환은행 매각여건을 유리하게 조성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도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한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ㆍ농협 등 블록딜로 외환은행 일부 지분을 인수한 국내 금융기관들이 외환은행 인수의사를 다시 타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