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은 경제난을 헤쳐나가는 데 급급한 실정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경기대응 못지않게 추후의 성장동력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입을 모았다.
김주훈 KDI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단기적 성장정략과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령 지난 1970년대 1차 오일쇼크 당시 오일달러를 우리 경제 성장에 활용하기 위해 중동 건설시장에 뛰어든 것과 같은 단기적인 전략을 찾는 한편으로 장기적으로는 지난해 경제불안의 요인이기도 했던 에너지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찾기에 골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위기가 수습 단계에 접어들면 에너지 가격은 또 오른다”며 “자동차 중심의 수송체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금부터 기민하게 대응을 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장희 국민은행연구소 경영연구부장은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기보다 아시아 지역에서 성장의 원천을 찾기를 제언했다. 국내에서는 성장동력이 안 되는 것들도 해외시장의 성장성과 활력이 결합하면 충분히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 기관들이 금융시장이 낙후한 체제전환국에서 ‘복리식 정기예금’만으로도 인기몰이를 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김 부장은 “기존에 없었던 우리 고유의 성장동력을 찾기는 해야 하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며 “지금 우리가 가진 것을 아시아 각국으로 가져가서 현지의 경제활력, 현지 노동력과 연계하면 부가가치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화교자본과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처지센터장(상무)은 “한국은 스스로 성장동력을 찾기는 어려운 경제”라며 “조급하게 동력을 찾기보다 지금은 경제를 추스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구조는 선진국 기술을 따라가서 이윤을 내고 이윤이 안 나면(저부가가치 업종) 중국으로 넘기는 ‘캐치업(catch-up) 경제’라며 “우리가 원천기술을 갖지 못한 상황이므로 세계에서 성장동력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