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화업계, 안팎에서 고전, 돌파구 마련에 부심

지난해 중국 등지의 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린 석유화학업계가 올해 들어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화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는 고유가에 따른 원료비용상승과 중국 업체들의 공급량 확대로 인한 제품가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내수의 경우 화섬업체와 플라스틱 제조업체 등 수요처에서 원료 공급가를 내려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어려움이 배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 해외 경쟁력 약화 =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을 가장 압박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고유가로 인한 원료비 상승이다. 특히 두바이유 가격이 최근 심리적 마지노선이 배럴당 55달러를 넘어서는 등 올해 들어 원유가 초강세가 계속되면서 7월 현재 나프타 t당 가격은 1월(406달러)보다55달러 높아진 461달러를 기록했다. 또 석유화학제품의 대표적인 기초원료인 에틸렌은 t당 875달러로 연초보다 낮아졌지만 예년에 비해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프로필렌은 t당 930달러로 연초보다 59달러 뛰었다. 여기에 중국 등 외국업체들의 공세로 인한 가격경쟁이 부담을 더해주고 있다. 작년에는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질러 고유가로 인한 원료비 상승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공급 과잉으로 제품가격이 계속 떨어져 원료비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품별로 국제가격 추이를 보면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6월 기준으로 지난해 10월보다 409달러 떨어진 t당 9백90달러를 기록했다. 고밀도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도 t당 판매가격이 9백38달러, 9백82달러로 각각 160달러, 187달러 떨어졌다. ◇ 내수 가격인하 요구 = 좀처럼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화학섬유와 플라스틱 업체들이 원료 공급가를 인하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점도 유화업체들에게는 부담스럽다. 지난해 원료비 상승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직격탄을 맞아 해외 뿐 아니라국내 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인 국내 화섬업체들은 올해 들어 활로를 뚫기 위해일제히 원료비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화섬협회는 삼남석유화학이 최근 거래처에 폴리에스테르 원료인 TPA(테레프탈산) 내수가격을 올리겠다고 하자 이에 반발해 강력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내 화섬 원료가격이 인상되는 것은 국제유가의 상승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지만 유화업체들이 국내 화섬산업계의 피해는 아랑곳없이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보다제품을 비싸게 팔아, 자기 실속만 챙기고 있다는 것이 화섬업체들의 주장이다. 유화업계는 이에 대해 중국의 유화제품 생산시설 증설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채산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수 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전통적으로 석유화학제품은 수출시 기초원료 수입관세를 환급받고 현금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내수시장에 비해 판매가격이 10% 가량 낮게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 일부에서는 공격 경영으로 돌파구 마련 = 이처럼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부 유화업체들은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 핵심 부문인 ABS(아크릴 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틸렌) 사업의 중국내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저장성 닝보시에 위치한 `LG용싱'의 ABS증설에 착수했다. 금호피앤비화학도 전남 여수 공장내 부지에 1천억원을 투자해 페놀과 큐멘 생산설비 증설을 완료함으로써 연간 페놀 30만t, 큐멘 42만t, 비스페놀에이 15만t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밖에 섬유원료인 TPA업체인 삼성석유화학과 삼남석유화학 등은 최근 중국의재고수요 증가에 따라 이달들어 국제 가격이 5월 중순보다 t당 130달러 높아진 800달러까지 상승하자 공장 가동량을 늘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