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송명섭, 부상 투혼으로 따낸 銅

기대했던 금은 아니었지만 값진 메달이었다. '받아차기의 명수' 송명섭(20.경희대)이 눈두덩이 찢어지고 손가락 인대가 끊어지는 고통 속에 부상 투혼을 불살라 동메달을 따냈다. 송명섭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남자 68㎏급 준결승에서 '한국 킬러' 베네코할 하디(이란)를 맞아 난타전을 펼치다 왼쪽 눈두덩이 찢어져 선혈이 낭자했고 왼쪽 손가락뼈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당했다. 송명섭은 도저히 경기를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없다며 패자전과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고 타메르 후세인(이집트)과 디우구 실바(브라질)를 잇따라 격파하고 3위에 올랐다. 송명섭은 동메달을 목에 걸기는 했지만 앞서 준결승에서 하디에게 분패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송명섭은 하디와 난타전을 펼친 끝에 감점을 뺀 점수는 9-9로 같았지만 공격 득점에서 1점 밀려 분패했다. 그는 "마지막 남은 1.4초에 발만 뒤로 빼지 않았더라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고 2개마다 1점씩 깎는 룰에 따라 1.4초를 남기고 마지막 경고를 먹지만 않았으면 결승에 오를 수 있었지만 단 한번의 실수가 금메달 꿈을 접게 했다는 것. 송명섭은 "종료 직전 뒤로 물러서더라도 발을 뻗었어야 하는데 그냥 뒤로 발이빠지고 말았다. 다 내 탓이다"며 울분을 참지 못했다. 송명섭은 2라운드에서 하디와 안면을 부딪히는 바람에 왼쪽 눈두덩이 찢어졌고3라운드에는 왼손 약지가 뒤로 꺾여 인대가 끊어졌다. '부상 때문에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고개만 끄덕인 송명섭은 부상의 아픔보다 마지막 한번의 방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아픔이 훨씬 더 크다는 표정이었다. 1-3차 국내 선발전을 거쳐 천신만고 끝에 아테네행 티켓을 거머쥔 그는 고국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불골을 드려온 어머니를 위해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지만 안타깝게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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