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비심리 위축으로 가장 격심한 판매 감소를 보인 소비재는 승용차, 에어컨, 컬러TV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17일 국세청이 발표한 98년 주요물품 출고동향에 따르면 승용차 출고대수는 24만8,312대로 지난 97년 99만1,972대보다 무려 75.0%나 급감, 경기침체를 실감케 했다.
에어컨 출고량도 471만7,958대로 전년대비 37.8%가 감소했고 컬러TV도 140만2,306대가 출고돼 전년동기 대비 31.9%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판매가 급감하자 각 가전업체들은 재고 정리를 위해 연말에 일제히 파격적인 할인판매에 나서 일부품목의 12월 출고량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는 현상을 보였다.
연간으로 18.5%의 감소세를 보인 냉장고 출고대수는 지난해 12월 11만7.790대에 달해 전년동기 대비 58.6% 증가했고 세탁기도 연간으로 24.3%의 출고감소율을 보였지만 12월에는 6만8,916대가 출고돼 전년동기대비 34.8%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환율상승으로 국내판매가격이 급등한 휘발유 등 연료소비도 크게 줄었다.
승용차 연료인 휘발유 출고량은 전년대비 16.3% 감소했고 경유 및 등유도 각각 28.7%, 18.5%가 줄어들었다. 다만 액화석유가스(LPG) 출하량은 연료값이 저렴한 LPG용 승용차 전환이 늘어남에 따라 전년대비 12.2% 증가했다.
술 소비는 연간 8.4%만 줄어 다른 소비재보다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다. 특히 값비싼 위스키 소비량은 연간 29.1%가 줄어든 반면 독주이면서 가격이 저렴한 소주는 오히려 전년대비 2.9% 늘어났다.
한편 세수부족을 우려한 당국이 각종 세율을 인상함에 따라 전반적인 소비감소에도 교통세, 특별소비세, 주세는 모두 8조5,739억원이 징수돼 전년보다 4.3% 증가했다. 【최상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