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고수익’ 친구 말 믿지 마세요...대학가 악성 피라미드 ‘극성’

#. 대학생 김모씨는 최근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의 유혹에 넘어가 곤욕을 치렀다.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말을 듣고 친구를 따라간 사무실이 다름 아닌 다단계 판매 회사였던 것. 김씨는 그날 밤 늦게까지 붙잡혀 여러 명의 판매원들로부터 계속적으로 가입을 권유받았다. 특히 김씨는 잠시 바람을 쐬러 나왔다가 자신의 손목을 힘껏 잡고 위협적인 언사를 가하는 판매원들로 인해 큰 충격을 받았다.

최근 대학생을 노리는 불법 다단계판매(피라미드)가 활개를 치고 있다.


고수익을 미끼로 대학 재학생은 물론이고 취업을 준비 중인 졸업생 등을 대상으로 한 불법 모집·판매행위가 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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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취업과 고수익 보장 등으로 학생들을 유인해 대출을 강요하고 환불을 방해하는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며 ‘불법 다단계판매 행위에 대한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청년층 다단계판매 피해와 관련해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가 줄지 않고 있다. 2012년 129건, 2013년 249건, 2014년 146건 등으로 매년 120건 이상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 공정위가 피해사례를 분석한 결과 유인 방법을 철저히 교육받은 다단계판매 회사 소속 판매원들이 친구나 선·후배 그리고 군대동기 등을 회사로 유인하는 사례가 많았다. 안부전화 후 점심이나 먹자며 만남을 약속하고 약속 장소에서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가 있다”며 불법 다단계판매 회사 또는 합숙소·찜질방 등으로 유인하는 수법이다. 약속장소엔 판매원들이 동석해 번갈아가며 가입을 권유하며 심리·물리적 압박을 가한다. 2~6개월 만에 월 500~800만원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유혹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위 1% 판매원만 이런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그 외 판매원의 수익은 월 4만 원도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실제로 2013년 기준으로 다단계 판매업체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두는 이의 경우 월 평균 472만원을 벌어들이지만 이들은 전체의 상위 1%에 불과하다. 나머지 99%는 고작 3만9,000원만 손에 쥘 뿐이다.

이에 공정위 대학생 등 젊은 층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도에 등록된 합법적인 다단계판매업체라고 유혹하면 공정위나 시·도 공제조합 등 관계기관에 등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로 물품을 구입하지 말고, 본의 아니게 판매원으로 가입했더라도 상환능력을 초과해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로 상품을 구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판매업체 등록여부는 공정위(www.ftc.go.kr), 시·도 담당과(경제정책과), 직접판매공제조합(www.macco.or.kr, 02-566-1202),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www.kossa.or.kr, 02-2058-0831)에 문의할 수 있다.


권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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