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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3월 4일] 바이오시밀러산업 키우려면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
지난 1980년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최초의 단백질의약품이 출시된 후 특허 만료기한이 다가옴에 따라 '단백질의약품의 제네릭(Genericㆍ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복제약)'격인 바이오시밀러(Biosimilar)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회사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시밀러는 이제 제약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가 됐으며 내년 글로벌 매출액이 3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릭' 인정 여부가 성장 관건
국내에서도 최근 LG생명과학과 한화석유화학(한화드림파마)이 충북 오송에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을 구축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으며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세계 3위의 단백질의약품 생산시설을 보유한 셀트리온은 유방암치료제 '허셉틴(Herceptin)'의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정부가 추진하는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에 선정돼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진출, 5,000억원의 투자를 시사함으로써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도 식품의약품안정청이 신속하게 바이오시밀러 허가ㆍ등록 규정을 제정하는 등 시장 분위기에 부응하고 있다.
단백질의약품은 합성의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돼 류머티즘관절염 등 만성 자가면역질환, 유방암ㆍ대장암 등 중증질환에 효과적인 치료제로 인정받고 있다. 제조단가가 높고 경쟁제품이 적어 약값도 비교적 비싸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약값이 비싸 상당한 의료비 재정부담을 느끼는 미국 정부는 바이오시밀러를 승인해 가격인하를 유도하려 한다.
하지만 몇몇 단백질의약품에 대한 특허가 만료됐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제약시장인 미국에서조차 단 한 개의 바이오시밀러도 판매되지 못하고 있다. 합성의약품의 제네릭은 엄청난 비용이 드는 임상시험 대신 오리지널 제품과의 '생물학적 동등성'만 입증하면 승인 받을 수 있지만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아직 동등성을 입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리지널 단백질의약품 제조회사들은 합성의약품의 제네릭과 유사한 개념의 바이오시밀러를 부정한 채 "바이오시밀러의 효능과 안전성,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하려면 신약에 준하는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 단백질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는 FOB(Follow-on Biologics)로 명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FOB는 적응증만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사할 뿐 대체처방을 할 수 없다. 바이오시밀러 제조회사에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에 준하는 개발비 부담을 안기고 대체처방을 못하게 해 기존 고객을 잃지 않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미 상원 보건위원회가 2008년 의회에 제출한 바이오시밀러 승인 법안(Biosimilars Act)도 이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아직 통과되지 못했다.
亞太지역 제약사 등과 연대 필요
1980년대 합성의약품에 대한 특허 만료와 맞물려 제네릭의약품시장이 열렸을 때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한 이스라엘의 테바사, 인도의 란박시사의 성공 사례는 사업 모델 변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국내 제약ㆍ바이오 업계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유일한 통로는 아니지만 국내 제약ㆍ바이오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시장 지배자들의 날 선 저항을 극복하고 기회요인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한 기업의 의지, 한 실험실의 놀라운 연구 성과, 정부의 정책적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바이오ㆍ제약 산업, 나아가 헬스케어산업을 육성하려면 각 이해당사자의 한 차원 높은 협업이 요구된다. 또한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려는 인도 등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제약회사 및 정부와 연대해 시장 진출을 앞당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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