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4월18일] 경부고속철도 차량 확정

빠른 것이 아름다운 세상이다. 모든 게 스피드에 달려 있는 듯 여기저기에서 속도경쟁이 치열하다. 멍청한 시선에 동작이 꼭 한 박자씩 늦는 웃찻사의 개그맨 윤택도 어눌한 동작과 함께 ‘스피~드’를 강조한다. 비가 와도 뛰지 않는다는 우리 선조들의 느림의 미학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매사가 빨라야 직성이 풀린다. 물론 빨리빨리 문화가 한국인의 조급증이라는 병적 증세로 연결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속도중시 성향이 오늘날 눈부신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옛날 같으면 부산에서 서울까지 가는 데 석달 열흘이나 걸리던 것이 이제는 반나절이면 가능해졌다. 고속도로에 이어 제2의 속도혁명을 가져다준 고속철도 덕분이다. 굳이 비행기를 타지 않더라도 이제 전 국토는 반나절 생활권에 들었다. 좌석이 역방향이다, 새마을보다 안락함이 떨어진다, 적자폭이 크다는 등 불만과 문제점도 없지는 않다. 그래도 빠르기로 따진다면 비행기 못지않아 고속철도는 이제 보편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았다. 1994년 4월18일 한국고속철도공단은 시속 300㎞의 속도로 승객을 실어 나를 고속철도 차량으로 프랑스 알스톰사의 테제베(TGV)를 최종 확정했다. 독일의 지멘스사(ICE)를 제치고 우선협상 대상국으로 선정된 알스톰사와 8개월간의 협상에서 ▦차량가격 ▦국산화율 ▦기술이전 조건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가격조건보다 기술이전 및 국산화비율에 더 많은 비중을 둔 결과였다. 경부고속철도 차량이 알스톰사의 TGV로 최종 확정됨으로써 국내 제작사들과의 기술이전 및 실제 차량제작, 차량조건에 맞는 노선공사 등 경부고속철도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됐다. /박민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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