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시장 빅뱅 가능성

업종간 장벽 사라져 완전경쟁체제 돌입<br>'금산분리' 해소 여부·내년 정치일정 등 변수<br>"재벌에 길 터줘" 시민단체 반발도 걸림돌 될듯

금융시장 빅뱅 가능성 업종간 장벽 사라져 완전경쟁체제 돌입'금산분리' 해소 여부·내년 정치일정 등 변수"재벌에 길 터줘" 시민단체 반발도 걸림돌 될듯 고광본 기자 kbgo@sed.co.kr 금융감독당국의 계획대로 증권ㆍ보험사에도 은행 인수가 허용되면 국내 금융산업은 완전 경쟁체제에 돌입하면서 금융지도가 전면 재편되는 빅뱅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ㆍ보험사도 은행을 자회사로 두는 금융지주회사로 전환, 은행지주회사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ㆍ보험사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자산관리시장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은행(IB) 육성이라는 큰 그림에서 마련되고 있는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금융업종간 벽을 허물어 금융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현실적으로는 해결해야 할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선 금산분리라는 복잡한 원칙이 먼저 해소돼야 되고 내년 대선 등 정치일정도 변수다. ◇증권ㆍ보험사에 대한 은행소유 허용 추진이유=한마디로 은행 중심의 금융시장 구도에 변화를 꾀해 은행ㆍ증권ㆍ보험산업의 균형발전과 국제경쟁력을 갖추자는 것이다. 금융감독당국의 방안에는 또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하는 데 따른 국내 산업자본과 외국자본과의 역차별 문제도 해소하자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내 유수 은행들이 잇따라 외국계로 넘어간 상황에서 우리 은행의 정부지분마저 결국 외국계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외국계 IB들은 증권을 모태로 발전한 경우가 많은데다 UBS와 도이체방크ㆍJP모건 등은 은행ㆍ증권ㆍ자산운용ㆍ보험업무 등을 함께 영위하며 세계 각국 자본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은행지주회사나 은행은 증권사나 보험사 소유가 자유롭지만 증권이나 보험사의 은행 소유는 불가능한 상태다. 국내 유일의 비은행권 금융지주회사인 한국금융지주조차 사실상 은행소유가 쉽지 않다. 또 삼성ㆍ대한ㆍ교보생명 등 보험사들은 은행소유는 물론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되면 증권ㆍ보험사도 자본력을 키워 고부가가치 IB 업무를 확대할 수 있고 상품 설계나 고객정보 등을 공유하게 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금융감독당국의 판단이다. 금융감독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IB를 만들려면 증권지주회사가 은행을 자유롭게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고 보험지주회사도 허용해 은행을 계열사로 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재경부와 협의를 거쳐야 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자본시장통합법 도입에 맞춰 제도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내년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산분리 원칙해소 및 시민단체 반발 등 난제 많아=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삼성(삼성생명)과 한화(대한생명) 등 재벌의 은행 진출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현행 규정에서는 산업자본의 경우 은행 지분을 10% 초과해 취득할 수 없고 의결권은 4%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물론 지방은행에 대해서는 산업자본도 15%까지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지만 경영권에 제한을 받는다. 금융감독당국 고위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 등이 삼양사가 보유한 전북은행 지분을 매입하려고 한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은행법상 지분을 4%, 10%, 33% 취득할 때마다 금감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현행법 아래서는 한국금융지주가 은행을 소유하려 해도 동원그룹이라는 산업자본과의 관계를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워 승인을 해주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치일정도 변수다. 내년 대선과 후년 총선을 앞두고 재벌에 은행소유를 허용하는 민감한 문제를 처리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재경부와 정치권 등은 금산분리 정책 폐지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금산법 폐지에 대해 정치권 일부이기는 하지만 동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신학용 열린우리당 의원은 "우리은행 지분매각 등 1금융권에 대해 산업자본의 참여를 허용하고 생보사에 대해 보험지주회사를 허용하는 문제를 추진해야 한다"며 공론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당국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금산분리 원칙이 개정될 경우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은행법을 보완해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면 '은행의 사금고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금융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금융업종간 벽 허물기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내년에는 관련협의를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2/0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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