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공급기반이 취약한 반면 수요는 큰 폭으로 늘 수밖에 없는 구조도 고유가 대세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재 석유 수요는 하루에 150만배럴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액센추어는 이런 속도라면 오는 2020년에는 현재 생산 중인 유전의 70%가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충격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보면 석유 수요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지난 2002년 하루 7,700만배럴에서 올해 8,500만배럴로 4년새 9.52% 늘었다. 반면 공급물량은 2002~2005년 9.3% 증가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석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는 데 허덕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전세계 석유 소비량의 33%(2004년 기준)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이 하루가 다르게 석유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경기회복으로 2005년보다 올해 석유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더 심하다. IEA 분석에 의하면 중국의 석유 수요는 올해 지난해보다 5.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속도는 최소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세계박람회 때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석유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에 비해 석유 대신 쓸 수 있는 대체에너지 개발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현 개발 속도라면 이른바 신에너지 시대는 일러야 2050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정학적 문제가 해결돼도 수급불균형의 문제는 근원적으로 해결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OPEC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감산 문제는 오일 쇼크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