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로 105주년 철도의 날을 맞는 가운데 그늘진 곳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사회봉사활동에 헌신해온 철도인이 있어 화제다.
철도청 용산차량사무소 차량관리원 이민수씨(39)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동료들의 구두를 닦아주고 받은 돈을 모아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아동을 돕는 일에 푹 빠져있다.
이 일을 시작한지가 벌써 10년.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이후 1998년부터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아동복지시설 ‘혜심원’에는 정기적으로 후원금으로 전달해오고 있다.
그는 점심시간이 시작되면 10분만에 식사를 마치고 탈의실로 줄달음친다. 달콤한 커피 한잔과 담배 한 모금 대신 탈의실 바닥에서 먼지와 때로 뒤범벅이 된 동료 직원들의 구두를 윤기가 번지르르 게 닦고 또 닦는다. 그래서 그는 동료들 사이에 ‘딱새’로 통한다.
그는 동료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구두를 깨끗이 닦아 신고 나섰는데 자기 구두만 반짝거리는 것을 보고 미안한 마음에 동료들의 구두를 닦아주기 시작했다. 군대 시절 갈고 닦은 솜씨를 발휘하던 어느 날 선배 한 분이 수고했다며 5,000원 짜리 지폐 한 장을 건네주었고 그는 좋은 일에 이 돈을 활용해야 겠다는 마음을 품게 됐다고 한다.
이 씨가 매일 닦는 구두는 35켤레정도. 어느 순간 부터인가 동료들도 매달 월급날이면 고맙다며 1만원을 내밀기 시작해 이제는 ‘공정가격’으로 굳어졌다.
그는 이 수입에 금연을 시작하면서 절약한 5만원과 보태 40만원을 만들었고 이를 소년소녀가장을 비롯해 독거노인ㆍ보육원 아이들을 돕는데 정성을 보태고 있다. 그의 이러한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고 지난해 말에는 선행공무원으로 선정돼 국무총리표창까지 받았다.
1993년 입사해 현재 기능 7급인 이 씨는 “동료에 대한 사랑이 사회 약자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지게 돼 가슴 뿌듯하게 생각한다”며 “봉사에 대한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