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추락하는 이머징마켓] <下> '살얼음판' 금융시장

[추락하는 이머징마켓]<下>'살얼음판' 금융시장 부동자금 美로 '엑소더스' 개도국시장 올스톱 위기 흔들리는 이머징마켓 중에서도 특히 미 테러사태 이후 살얼음판을 걷는 곳은 금융시장이다. 지난 9ㆍ11 테러사태의 여파로 크게 요동쳤던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로 돌아선 최근까지 이머징마켓 금융시장들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탄저병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는 등 미국의 대테러 전쟁이 쉽게 마무리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이머징마켓 금융시장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를테면 테러사태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책임을 이머징마켓이 고스란히 뒤집어쓰고 있는 형국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실제 미국 나스닥지수가 최근 테러사태 이전보다 소폭 상승한 수준까지 접근한 반면 아르헨티나ㆍ타이ㆍ인도네시아 등 이머징마켓 증시는 오히려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등으로 국제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이머징마켓 대부분 국가들의 국채 가산금리는 테러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이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해 있는 아르헨티나가 대표적이다. 미 국채에 대한 자국 국채의 가산금리가 95년 이후 최고 수준인 20%선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이머징마켓 기업들은 테러사태 이후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현금조달하는 데 어려울 뿐 아니라 퇴출위기에 놓이면서 경쟁자의 '먹이감'이 되고 있다. 톰슨파이낸셜의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기업의 회사채 기채는 올들어 전년 대비 2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디케이디트론 규모는 16% 가량 줄어들었고 신주발행 규모는 61%나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 테러사태의 여파로 나타난 이 같은 현상이 연말에 가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FEEB)는 미 테러사태로 경기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머징마켓 은행들도 위기에 빠질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침체로 파산하는 기업의 수가 늘어나면 은행 시스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이 이머징마켓 금융시장이 불안한 근본원인은 국제 유동성이 이머징마켓에서 빠져나와 선진국 시장(특히 미국)으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테러사태 이후 '세계 동반 불황'이라는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화되면서 투자자들이 가장 안전한 곳을 찾아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국제 채권시장에서는 미국의 아프간 공격개시 이후 안전금융자산으로 미 단기 국채에 대한 선호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미 채권으로 유입된 유동성은 미국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다 이머징마켓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마저도 테러사태 이후 줄어들고 있어 금융시장의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머징마켓 금융시장의 불안이 결국 실물경제의 위기상황으로 연결돼 세계경제의 동반 침체를 촉진시키는 촉매가 될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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