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현대제철, '기대'냐 '투기'냐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 "아니다. 올만큼 왔고 단기에 너무 급등했다" 불과 1개월새 주가가 40%이상 급등한 현대제철[004020]을 둘러싸고 주식시장에서 극과 극을 달리는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 봉형강 시장, 기대할 만 한가 = 현대제철은 1.4분기에 각각 997억원의 영업이익과 747억원의 순익을 내 작년 동기대비 24.7%, 35.4%의 감소세를 보이며 최근한 달간 무서운 주가상승흐름과는 상반된 결과를 시장에 내놓았다. 하지만 시장에서 화두로 삼는 이슈는 2.4분기 이후의 실적과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적정한지의 여부다. 현대제철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며 낙관적 전망을 제시한 분석가들은 최근 건축허가면적의 증가세 반전과 철근가 인상 등으로 볼 때 하반기 건설경기가 회복될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건설부문이 주수요처인 철근 등 봉형강류의 비중이 큰 현대제철의 실적개선도 충분히 기대해 볼만 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이창목 애널리스트는 "투자포인트는 매출의 78%를 차지하는 봉형강류의 업황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과 당진 일관제철소 투자에 따른 긍정적 요인의부각"이라고 지적하며 목표가를 4만8천원으로 20% 상향 조정, 낙관론을 폈다. 도이치증권도 3만8천원이라는 보수적 목표가를 내놨지만 건설부문의 철강수요회복을 들어 올해와 내년 순익 전망치를 종전보다 각각 10.4%, 31.9%씩 올려잡았다. 반면, 메리츠증권의 신윤식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건설경기의 본격 회복을 낙관할 수 없으며 중국산 봉형강류의 국내 유입증가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하에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 다수 의견과는 상반된 관측을 내놨다. 그는 아울러 최근의 주가강세 요인으로 ▲2.4분기 실적개선 기대감 ▲ 고로건설에 따른 성장성 기대감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된 지분가치 증가기대 등을 꼽으면서"현 주가에는 이런 재료들이 충분히 반영돼있다"고 진단했다. ◆ 지분가치. 그룹 지배구조도 논란거리 =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와 더불어 현대차그룹의 '4각 지배구도'중 한 축인 현대제철의 계열사 지분가치와 그룹 지배구조도 이 회사의 가치산정과 주가전망의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현대제철의 목표가를 4만2천원에서 4만7천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차(5.30%)와 현대모비스(6.44%)의 지분가치를 강조했다. 김경중 애널리스트는 "목표가에는 지분법 이익을 제외한 올해 주당순익(EPS)의8배인 3만5천원과 현대차.현대모비스 지분시가의 70%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현대제철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하회'로 낮추면서 "현주가평가수준을 정당화하려면 현대차그룹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 현대제철의 그룹내 위상이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1년여간 기아차가 현대모비스를 대신해 그룹 지배구도에서 중심을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속에 부진한 실적에도 재평가 국면을 맞았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현대제철에 일어나야 한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글로비스 주식을 팔고 기아차 지분율을 높여 그룹 지배권을정의선 기아차 사장에게 넘겨주려던 구상이 실패하자 정 사장이 '4각축'중 가장 매수부담이 적은 현대제철을 통해 지배권을 확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종자돈 마련'의 어려움으로 단기간내 이 시나리오의 시행이 쉽지 않아 자칫 '김칫국 마시기'가 될 수 있다는 경계론도 만만찮은 형편이다. 한편, 지분가치와 업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정몽구 회장의 구속영장설까지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오전 11시10분 현재 현대제철은 전날보다 2.23% 내린 3만9천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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