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유가 시대, 골프장 에너지 절약 현주소는?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얼마 전, 국제유가의 폭등으로 사회 전반이 몸살을 겪었다. 리터당 2천원을 넘어서며 절정에 도달했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소폭 하락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관공서와 공공기관 등에서는 차량 홀짝제 운행을 실시하고, 민간에서도 각종 캠페인이 진행되며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다. 골프장 이러한 추세에 예외일 수는 없다. 골프장 업계에서는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다양한 차량 운행 경감 방안을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고유가 극복에 부심하고 있다. 순천 파인힐스, 인천 스카이72 등의 골프장은 카풀로 골프장을 찾는 골퍼들에게 그린피 할인 혜택을 준다. 가평베네스트의 경우에는 10팀 이상 내장할 때 서울까지 무료 셔틀 서비스를 시행한다. 속초의 설악프라자는 숙박과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고유가 시대에 발맞추는 발빠른 전략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스카이72의 경우 방문 차량의 공회전을 줄여주는 태양열 차단 덮개를 서비스하기도 한다. 가평 크리스탈밸리는 카풀 골퍼들의 편의를 위해 골프백 렌탈 서비스를 시행한다. 승용차 트렁크에 골프백 4개를 싣기가 어렵기 때문에 카풀을 꺼린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업계의 이러한 노력은 골퍼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름값 절약을 위해 삼삼오오 짝지어 골프장에 가는 골퍼들은 차량 운행비는 물론 골프장 서비스로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체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관리 시스템 일부 골프장에서는 클럽하우스 등 시설 냉난방에 소요되는 에너지 절감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제주 우리들리조트의 경우 클럽하우스 유리창에 단열필름을 시공함으로써 태양열의 80%를 차단해 냉방 효과를 높이고 겨울철 난방 에너지의 손실을 줄여 에너지 절감효과를 거두고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대체에너지를 활용한 예도 있다. 안성 웨스트파인은 태양열을 이용한 그린루핑(Green Roofing) 시스템을 도입해 시각적인 자극은 줄이고, 실내온도 역시 자연친화적으로 조절되도록 설계해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전기를 이용한 수질정화시설이나 분수를 배제하고 수질정화를 위한 수생식물을 식재해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포천 베어크리크는 클럽하우스와 직원 기숙사 냉난방 시스템에 지열에너지를 이용한다. 지하 150~200m에서 발생되는 일정열원을 이용하여 냉, 난방을 동시에 해결하면서 비용 절감이라는 경제적 혜택까지 얻고 있다. 막대한 전력 낭비의 온상, 야간 골프 최근 골프장 업계의 에너지 절약 노력은 많은 부분에서 환영받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며, 비용 절감이나 서비스 개선 등의 효과를 통해 골퍼들에게도 실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골프장들의 수박 겉핥기식의 에너지 절약 대책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조명 시설을 이용한 야간 골프. 에너지관리공단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야간 영업을 하는 골프장은 모두 54곳이고, 이들 골프장이 사용하는 전력은 시간당 1천300여만 원에 달한다. 한여름 시원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전력 소모가 많은 조명 시설 가동으로 인한 에너지 낭비가 지적되는 부분이다. 특히 영업이익을 위해 늦은 시간까지 야간 영업을 하는 일부 골프장의 경우에는 광(光)공해로 인해 주변 생태계를 훼손하는 악영향까지 우려되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통합적인 에너지 절약 시스템 도입 절실 낭비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코스 및 시설 관리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도 아직 적극적인 모색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골프장에서 냉난방 에너지 절감 시설을 도입하고, 코스 관리 부문에 에너지 저소비 설비를 채용하고 있지만 대다수 골프장에서는 이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초기 설비투자액이 과도하고 효율 면에서 떨어진다는 부정적 인식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속적인 비용 절감 효과와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이러한 에너지 저소비형 관리 시스템의 도입은 시급한 과제이다. 장원골프엔지니어링의 서우현 대표는 “아직까지 국내 골프장에서 에너지 절약을 위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 예는 없다”며 “에너지 절약을 위해 온 국민이 발 벗고 나서는 시점에서 골프장 업계의 노력은 부족한 부분이 많다. 코스의 지형적 조건을 이용해 풍력발전 설비를 구축한다거나 코스 관리에 사용되는 용수 관리를 위한 중수도 시설 등에 더욱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서 대표는 “지열이나 태양열, 지하수, 풍력 등 이미 다른 산업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는 대체에너지 사용 방안을 골프장에 맞게 도입한다면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적인 골프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설되는 골프장의 경우 설계에서 시공, 관리 측면까지 환경과 에너지를 고려한 일련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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