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자동차보험이 '신기술' 품게 하려면-김수봉 보험개발원장


최근 자동차보험과 관련해 두 가지 신기술이 주목된다. 운전자의 운행 특성을 자동차보험에 반영하는 기술과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이다. 첫 번째 기술은 통신과 정보과학기술을 결합한 텔레매틱스를 활용해 운전자의 차량 운행시간·운행거리·운행속도 또는 급정거 횟수 등 운행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자동차보험료를 합리적으로 차등 적용하는 것이다. 이는 빅데이터 활용과 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운전자의 본질적인 위험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를 차등화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된다는 측면에서 주목받는다. 실제로 미국·영국 등 몇몇 국가에서는 일부 보험사에 의해 상품화돼 판매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은 사람이 직접 자동차를 작동하지 않고 컴퓨터에 의해 통제돼 스스로 주행·주차·정지하는 등의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와 관련된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지난 1886년 가솔린 자동차가 개발된 이래 유지돼온 자동차의 이용 방식, 즉 운전자가 차량 작동과 통제의 주체이고 자동차는 객체라는 전통적 개념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기술로 사고율의 획기적인 감소 등으로 미래 자동차보험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신기술이 국내 자동차보험시장에 적용될 경우 자동차보험의 모습은 현재와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의 사례에서 유추해볼 때 운전자의 운행 특성을 반영한 자동차보험은 안전운전을 하는 운전자에게는 보험료를 할인하는 형태로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러한 소위 '핫(hot)한' 기술의 등장이 단순히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수준을 넘어 자동차보험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당연히 신기술의 보험시장 적용 방법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와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관련기사



관건은 이러한 신기술들이 자동차보험 가입자와 보험사들에 경제적·사회적 편익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는지, 그래서 실제 보험상품 설계에 적극 활용할 유인이 있는지 여부다. 신기술을 활용한 자동차보험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 기술이 사고율을 감소시켜 손해를 경감할 수 있어야 하고 이후 보험회사들이 손해율 감소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를 낮추면 소비자는 신기술 차량의 구매를 늘리는 선순환의 흐름이 필요하다.

그러나 신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이 되려면 정상적인 자동차보험 영업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보험사들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자동차보험 상품의 보험료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경영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기술과 금융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손해보험사의 경영 위험은 감소시키고 국민 안전을 높일 수 있다면 좋은 일이 아닌가.

합리적인 보험료 산출을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보험사기 방지 및 적발 등의 보험금 누수 방지 노력을 통한 선량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시장 안정화 정책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노력으로 우리 자동차보험시장이 신기술을 자연스럽게 품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