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의 동쪽 장벽을 걷어야 할 시기다.
약을 먹어야 할 상황이라면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약으로 확실하게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는 데도 머뭇거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노동력 유입 금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오는 8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블라디미르 스피딜라 EU 고용담당관의 보고서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노동력 유입을 허용하는 것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그의 주장은 유럽 국가들이 4월 말 이후 노동력 유입 금지를 계속 유지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스피딜라의 보고서는 이러한 노동력 유입 금지가 각국의 경제에 어떤 효과를 미칠지를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장벽이 노동력 이동을 막는 데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영국과 스웨덴은 노동력 유입 규제조치를 폐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민자 규모가 다른 국가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었다.
또한 노동력 유입 규모도 제한적이어서 지난해 상반기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동부 국가로부터 들어온 노동자 비율은 전체 노동연령 인구의 0.1%에 그쳤고 오스트리아에서는 1.4%, 아일랜드는 2% 불과했다. EU 15개 국가의 평균치도 2.1%에 그쳤다. 이는 EU 이외의 지역 5.1%와 대비되는 수치다.
동부에서 들어온 이민자들은 국가간 노동시장의 차이를 줄여놓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특히 건설 분야에서는 그 효과가 더욱 컸다. 취업률도 다른 국가와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높게 나타났다. 몇몇 국가에서는 노동력 유입이 고용비율의 상승으로 나타났고 경제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노동력의 유입은 유럽경제를 개선시키고 있다. 위원회는 노동시장이 개선되면서 경제성장과 공공금융이 더욱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력 유입에 대한 규제를 유지하겠다는 결정은 기존 가입국가들이 경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을 반영한 구시대적 사고다. 이민자가 기존 노동력을 대체한다는 것은 오류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12개 국가들은 ‘자신의 경제를 분명히 호전시켜줄’ 약을 먹을 수 있는 용기와 대담성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