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주가 1,000P 돌파] 의미와 전망

종합주가지수가 한걸음에 1,000포인트를 넘어섰다. 네자리수의 고주가 시대가 활짝 열렸다.지수1,000포인트 돌파는 단순히 증권시장의 활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경제가 IMF를 무난히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위한 자신감 획득과 함께 경기회복 가속화로 선진경제로 진입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97년말 IMF구제금융을 받으면서 국내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지고 실업자가 2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라전체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아시아 호랑이로 평가를 받았던 한국경제호가 침몰위기를 맞는 순간이었다. 지수 1,000포인트 돌파는 암흑의 터널을 벗어나 경기회복 가속화, 기업실적 호전을 반영하는 것으로 한국경제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수 1,000포인트 돌파 의미=지수 1,000포인트돌파는 시중자금의 증시유입 가속화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함께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호전되는 펀더멘탈이 받쳐준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또 기업들의 자금선순환 고리 정착과 국민들의 금융자산 운용의 질적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주식형수익증권의 판매액이 지난 5일 현재 32조8,336억원에 달했다. 올들어서만 무려 24조5,181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고객예탁금은 8조3,90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금리가 한자릿수에 머물면서 고수익을 쫓는 시중자금이 증시에 급격히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유동성 장세에 의한 지수 1,000포인트는 불안하다. 자칫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펀더멘탈이 뒷받침되고 있는 지수 1,000포인트는 하방경직성이 강한 견고한 지수라는게 증권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 경기는 예상과 달리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1~2%정도로 예상한 경제성장률이 5~6%로 상향조정됐고 기업들은 사상 최고의 경영실적을 구가하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올들어 상장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사상 처음으로 회사채 금리를 넘는 8.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정유, 운송장비, 기계, 도소매업등은 실적이 100% 이상 호전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회복과 함께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라는 탄탄한 힘이 지수 1,000포인트를 이끌고 있다는 의미이다. 현대증권의 정태욱(鄭泰旭)이사는 『지수 1,000포인트는 기업들의 이익이 급격히 증가하고 경기회복 속도가 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고 말했다. 또 지수 1,000포인트는 기업들의 자금 선순환을 정착시키고 저비용, 고효율의 기업 체질을 변화시키는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말 현재 기업들의 직접금융 자금조달 규모가 28조9,9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6.2% 늘어난 것으로 조사했다. 특히 유상증자에 의한 자금조달 실적은 11조2,798억원으로 무려 209.0% 급증했다. 직접금융의 조달증가는 그만큼 기업 및 국가 경제체질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이는 부채비율 하락과 그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 실적 호전이라는 선순환의 고리를 연결시켜 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와함께 개인들의 금융자산의 구조적인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앞으로 금리가 급반등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의 금융자산 구조도 미국등 선진국 처럼 주식을 포함한 투자자산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재테크 전략 변화가 그동안 지수 1,000포인트를 이끌었지만 앞으로는 지수 1,000포인트가 이런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전망=지수는 1,000포인트 돌파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형 수익증권등 증시로의 자금유입 지속, 저금리정책 유지, 해외증시 동반강세, 경기회복 가속화등의 호재로 인해 지수는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현대증권은 1,300포인트를 내다보고 있고 삼성증권은 최고 1,400포인트까지 전망하고 있다. 또 지수 추가 상승과 함께 증시를 통한 자금선순환 구조 안착, 그에 따른 기업 실적호전 지속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우증권의 이종우(李鍾雨)선임연구원은 『3·4분기 경제성장률이 6~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연간 경상수지 흑자폭이 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등 펀더멘탈 개선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미증시 급락이나 구조조정등 개혁작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 지속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鄭이사는 『기업들이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과거와 같은 무리한 시설투자나 중복 과잉투자를 반복할 경우 증시는 또다시 퇴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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