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을미년 생존 키워드는 '무한 영역파괴'

식품·패션·유통업계 등 고유사업서 벗어나 새 먹거리 찾아나서

대형마트 애완동물 매장 늘리고 삼양식품 프랜차이즈 뛰어들어

편의점선 알뜰폰·의류까지 판매… K2는 골프웨어 사업 전력투구

도시락카페, 미팅룸 등 업무공간과 휴식공간을 갖춘 고급형 편의점 세븐일레븐 KT강남점.

K2의 골프웨어 와이드앵글.

롯데월드몰에 오픈한 롯데제과의 ''길리안 초콜릿카페''.

세븐일레븐 '복층 카페식 편의점', 롯데제과의 '길리안카페', 삼양라면의 '라멘;에스(LAMEN;S)', K2의 골프웨어 '와이드앵글'….

고유 영역의 틀을 깬 영역 침범, 이종업종간의 합종연횡 등 식품·외식·패션·유통 업계의 영역파괴 현상이 청양해를 맞아 더욱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과거 영역간 경계는 점차 허물어지긴 했지만 경기불황이 심해지면서 돈이 된다 싶으면 본업과 관계없는 분야까지도 앞다퉈 발을 담그는 모습은 올 한해 극에 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가 영역파괴의 최선봉에 섰다. 경기침체와 의무휴업으로 연일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에만 주력해서는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인 경우가 대형마트의 '펫 마케팅'이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꾸준히 늘자 올해 애완동물 매장 수를 크게 늘렸다. 몰리스펫샵(이마트), 아이러브펫(홈플러스), 펫가든(롯데마트)은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이마트는 아예 자체브랜드(PB) 사료까지 내놓을 정도로 각별히 신경쓴다.

가전과 완구도 대형마트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하이마트를 인수한 롯데가 전국 롯데마트 점포의 가전매장을 하이마트로 전환하자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체험형 가전매장을 잇따라 확대하며 맞불을 놨다. 완구매장도 대형마트의 차세대 캐시카우로 떠올랐다. 선물용으로 완구를 구입하는 노년층이 늘어나고 나이가 들어도 취미로 완구를 즐기는 키덜트족이 많아지자 완구매장의 상품을 대폭 늘리고 온라인쇼핑몰까지 선보였다.


편의점은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더해진 복합생활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택배 배송, 공과금 수납에 이어 응급의약품, 알뜰폰, 의류까지 판매하며 변신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 은행, 약국, 휴대폰대리점의 역할을 전국 4만여개 편의점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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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업무공간과 휴식공간을 갖춘 고급형 편의점도 등장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서울 강남역 인근에 선보인 KT강남점은 복층으로 구성된 미래형 편의점이다. 도시락카페와 게임존, 미팅룸 등을 마련했고 전용 화장실과 안마의자도 이용할 수 있다.

식품업계도 영역 확장에 나서며 서바이벌 전쟁을 선언했다. 삼양식품은 올해부터 라면 요리 전문점 브랜드 '라멘;에스(LAMEN;S)'로 첫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다. 지난 10월 롯데월드몰에 직영 1호점을 낸 삼양식품은 1월말 신사동 가로수길에 2호점을 낸 뒤 곧 가맹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화는 커피 프랜차이즈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커피 전문점 '카페 코나퀸즈'로 작년까지 직영 4호점을 열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일 방침이다. 롯데제과도 롯데월드몰에 '길리안 초콜릿카페'를 열며 신 영역에 발을 디뎠다. 동원F&B도 지난 11월 '파스타를 만들자' 4종과 펫 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을 선보이며 조미 식품·반려동물 사료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일찌감치 산에서 도심으로 내려온 아웃도어 업체들은 성장 정체기를 맞아 모든 영역에 손을 뻗쳤다. 지난 여름에는 여행용 가방(캐리어)부터 수상레저(수영복) 시장까지 침범한 데 이어 이번 겨울에는 아동용 책가방은 물론 스키복까지 집을 벗어난 모든 아웃도어 활동 제품에 발을 걸쳤다.

올해는 특히 골프웨어 사업에 전력 투구할 예정이다. 지난해 와이드앵글을 출시한 K2는 올해 대대적 투자를 통해 골프웨어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한편 밀레도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푸조와 협업한 골프웨어브랜드 '밀레-푸조라인'을 3월 출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포화와 경기 침체로 경쟁사에 없는 새로운 것을 내놔야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단순한 가격 경쟁으로 눈길을 끌기 보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렌드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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