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풍수해의 계절이 온다

이동우 <손해보험협회 보험업무부장>

제대로 된 봄 날씨가 며칠 없었던 듯한데 어느새 5월 중순이 다 돼간다. 시간이 참 빠르긴 빠르다. 얼마 안 있으면 여름이 오고 장마가 찾아올 것이다. 장마철이 오면 다시 한번 생각할 일이 있다. 바로 풍수해다. 해마다 장마나 집중호우로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던가. 지난 2003년 추석에는 태풍 ‘매미’로 사망자가 100명을 넘었고 재산피해는 2조원을 넘겼다. 2002년에는 태풍 ‘루사’로 성장률이 0.3~0.8%포인트 감소된 바 있다. 91년부터 10년 동안 자연재해로 인한 우리나라의 피해는 평균 한해 사망 106명, 이재민 1만6,726명, 재산피해 6,800억원을 넘어서는 엄청난 규모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피해는 주로 농어민과 영세상인 등에게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별로 기분 좋은 비교는 아니지만 재작년에 똑같은 태풍 ‘매미’가 지나간 일본은 어땠는가. 그 위력이 더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 1명, 부상 90명에 그치는 피해를 입었다. 부끄러운 일이다. 자연재해는 같았지만 나라에 따라 피해규모가 하늘과 땅만큼이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극일이든 반일이든 진정으로 일본보다 앞서나가야 한다면 실속 없는 구호를 외치기에 앞서 실질적으로 위험관리 등 이러한 면에서 더 철저해야 할 것이다. 망각은 인간의 특권이라지만 잊을 것이 있고 잊어서는 안될 것이 있다. 우리는 태풍 매미가 준 교훈과 유가족의 오열을 1년 만에 잊어서는 안된다. 아울러 인간은 미래를 예견하는 동물이다. 아직 여름도 오지 않았는데 장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생뚱맞은 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예기하지 않은 자연재해를 입고 나서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그제야 땅을 치고 통곡하고 여기저기에서 호들갑을 떨기보다는 미리미리 지금부터 대비하는 자세로 위험한 곳을 점검해 필요한 곳은 고치고, 둑을 높이 쌓고, 재난방지 시스템을 꼼꼼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할 일을 다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게 우리 인간의 본분이자 국민으로서의 의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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