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재개를 계기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이 파탄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나라는 지난달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주도로 20개월 만에 평화협상을 재개하며 기대를 불러 모았지만 핵심쟁점인 유대인 정착촌 건설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또 다시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팔레스타인은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정착촌 건설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나빌 아부 르다이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은 "정착촌 건설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더는 평화협상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아랍연맹이 유대인 정착촌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상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스라엘 현지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당사자들 간의 해결이 어려워지자 국제사회의 도움과 압박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랍연맹은 오는 6일 이집트에서 열리는 22개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유대인 정착촌 건설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유엔의 아랍 대표들은 아랍연맹이 이 자리에서 유대인 정착촌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넘기는 방안을 논의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유대인 정착촌 문제는 과거에도 유엔 안보리에 상정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일부 아랍 국가들이 미국 등의 반대를 예상,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탓에 실제 시행되지는 않았다.
미국은 평화협상을 지속하기 위해 중재에 나서면서도 이스라엘을 두둔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유대인 정착촌의 동결 해제를 두 달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이에 동의하면 미국은 앞으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이스라엘에 유리한 방향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지난달 28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두 나라 간의 평화협상 타결 가능성은 '비현실적'이라며 "양측이 최종합의가 아닌 중간 합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