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명품에 길이 있다] 홈쇼핑, 中企 상품 해외 진출 징검다리役 '톡톡'

홈쇼핑 채널서 히트 제품들 수출 개척 사례 잇달아<br>업계 "국내시장 포화"… 中등 세계시장으로 눈돌려



[명품에 길이 있다] 홈쇼핑, 中企 상품 해외 진출 징검다리役 '톡톡' 홈쇼핑 채널서 히트 제품들 수출 개척 사례 잇달아업계 "국내시장 포화"… 中등 세계시장으로 눈돌려 이재용 기자 jylee@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지난 1995년 8월1일 39쇼핑(현 CJ홈쇼핑)과 한국홈쇼핑(현 GS홈쇼핑)이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 동안 첫 방송을 내보냈다. TV홈쇼핑이 국내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홈쇼핑은 국내에 선을 보인 후 1~2년 동안 소비자들의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져보고 사는데 익숙한 소비자들이 TV 화면으로만 물건을 보고 전화로 주문하는 방식을 낯설어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국내 홈쇼핑 업계에 기회가 찾아왔다. 홈쇼핑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기 꺼리던 유명 중소기업이나 대기업들이 쌓이는 재고를 이기지 못하고 홈쇼핑을 새로운 판매처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설립 초기 34억원에 불과하던 홈쇼핑 시장규모는 지난해 GSㆍCJㆍ현대ㆍ롯데ㆍ농수산홈쇼핑 등 5개사 기준으로 5조5,000억원으로 급증,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특히 미국의 QVC와 HSN에 이어 우리나라의 GS홈쇼핑과 CJ홈쇼핑이 세계 홈쇼핑 업계 매출 3, 4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홈쇼핑은 국내에 선보인지 13년만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전체적인 매출 규모로는 아직 우리나라의 10배가 넘는 미국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경제 규모를 감안하거나 전체 가구 수 대비 매출 규모로는 단연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소기업 히트상품 해외진출 징검다리= 일본의 자스코, 로프트 등 유통매장이나 요미우리, 미쓰코시백화점에 가면 국내 중소기업인 루펜리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찾아볼 수 있다. 루펜리가 이처럼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데는 홈쇼핑의 역할이 컸다. GS홈쇼핑을 통해 음식물 처리기를 히트시킨 루펜리는 일본 최대 홈쇼핑 채널인 QVC재팬에서도 대박을 냈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 주요 유통업체에 줄줄이 입점하게 된 것이다. 조재일 루펜리 상무는 “한국 홈쇼핑에서 성공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해외 바이어는 호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홈쇼핑에서 성공을 거둔 중소기업이 이를 바탕으로 해외 유수의 유통업체와 판매계약을 체결하며 수출 길을 개척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는 대만의 ‘모모홈쇼핑’을 통해 우수 중소기업 제품의 대만 진출을 돕고 있다. 국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커버퀸’은 대만에서도 월 평균 6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고 ‘매직스 보정웨어’도 반응이 뜨겁다. ‘매직스 보정웨어’ 공급업체인 네오비전의 서승범 이사는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대만에서 한국 홈쇼핑의 히트상품은 성공 보증수표”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도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리더스링클 화장품’, ‘콘에어 스팀다리미’, ‘에센시아 칫솔살균기’ 등 중소기업 상품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홈쇼핑에 수출해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현대홈쇼핑은 2006년 ‘철탑 산업훈장’을, 2007년에는 ‘100만달러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CJ홈쇼핑이 판매하는 ‘댕기머리 샴푸’도 매 방송마다 3,000~4,000개가 매진되는 인기에 힘입어 일본 및 미국 수출에 성공한 경우다. 서상진 CJ홈쇼핑 MD는 “댕기머리는 중소기업과 홈쇼핑이 함께 성장시킨 대표적인 브랜드”라며 “CJ홈쇼핑은 단순히 상품을 소싱,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까지 병행해 보람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홈쇼핑 국내를 넘어 해외로= 중국 시청자들은 요즘 홈쇼핑을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중국 상하이의 ‘동방CJ홈쇼핑’이 최근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선보인 올림픽 기념 한정 순금카드는 150만~300만원대의 초고가임에도 45분 방송에 2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동방CJ홈쇼핑은 CJ홈쇼핑이 중국 최대 민영방송국인 SMG와 합작해 설립한 중국내 최초의 정식 홈쇼핑 방송이다. 지난 2004년 4월 상하이에서 첫 전파를 쏘아올린 후 지난해 매출 1,000여억원에 30여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누적 고객수도 이미 110만명을 확보했다. 박영암 CJ홈쇼핑 경영지원 담당 상무는 “동방CJ홈쇼핑은 국내 홈쇼핑 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고 글로벌 영업 기반을 구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일찌감치 세계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국내 홈쇼핑업체가 이미 세계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데다 시장 잠재력이 크고 문화가 유사한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미국 기업보다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GS홈쇼핑은 중국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중국의 4대 직할시 중 하나로 인구 3,200만명에 전체 면적이 한국의 90%에 달하는 충칭시를 선택했다. ‘충칭GS쇼핑’은 가시청 가구가 850만명에 이르는 충칭TV 채널을 통해 방송을 내보내고 있으며 지난해 100억원 매출에 누적 고객 15만명을 돌파했다. 롯데홈쇼핑은 대만 진출에 이어 일본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대만 ‘모모홈쇼핑’의 지분 11%를 보유한 롯데홈쇼핑은 대만 진출 초기 PD와 카메라 감독 등 방송 제작 인력은 물론 쇼호스트까지 직접 대만으로 건너가 홈쇼핑 노하우를 전수했다. 모모홈쇼핑 해외사업팀에는 한국 상품 전담팀이 따로 구성돼 있을 정도다. 롯데홈쇼핑은 일본 롯데와 연계해 내년 상반기중 일본에서도 홈쇼핑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홈쇼핑 역시 해외시장 직접 진출을 위해 중국ㆍ일본ㆍ인도네시아 등에서 인프라 구축과 함께 인적 네트워크 형성의 토대를 마련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성장 동력 확보위해 무한변신 수입차·부동산등 판매상품 다양화 디지털 뉴미디어로 사업영역 확장 국내 홈쇼핑업계는 케이블TV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홈쇼핑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판매상품을 다양화하고 디지털 뉴미디어 분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홈쇼핑의 무한 변신이 시작된 것이다. 홈쇼핑의 주력 상품이 식품이나 저가 생활용품이라는 고정 관념은 사라진지 오래다. 최근 홈쇼핑업계에서는 수입 자동차 방송이 화제가 되고 있다. CJ홈쇼핑은 올들어 포드, 도요타, 지프 등 수입차 방송에서 1시간 동안 최대 1,000건 이상의 가계약을 받는등 성공을 거뒀다. 입차에 이어 부동산도 홈쇼핑의 새로운 '블루 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GS홈쇼핑은 최근 경기도 하남에 건립하는 실버주택 분양 방송을 내보냈고 이에 앞서 CJ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미분양 아파트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 100만원대가 훌쩍 넘는 고가 식기 세트가 매진되는가 하면 남성들을 위한 헤어숍이용권이나 장례시 필요한 상조 서비스 등도 큰 인기를 누렸다. 최근에는 공부방 창업 아이템이 CJ홈쇼핑을 통해 새로운 상품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성정현 CJ홈쇼핑 TV영업 1팀장은 "홈쇼핑은 1회 방송으로도 즉각적인 소비자 반응을 살펴볼 수 있어 홈쇼핑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T커머스와 M커머스 등 뉴미디어 분야도 홈쇼핑의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되고 있다. T커머스는 디지털TV를 보다가 간단한 리모컨 조작만으로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전화 통화 없이 리모컨으로 바로 구매 및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GS홈쇼핑의 T커머스 매출은 올들어 불과 3~4개월이에 2배로 뛰면서 연간 목표인 30억원을 크게 넘어설 전망이며 CJ홈쇼핑의 지난 6월 T커머스 매출도 서비스 초기였던 2006년 1월에 비해 60배나 성장했다. T커머스가 TV 리모컨으로 상품을 구매한다면 M커머스는 TV 대신 휴대전화로 홈쇼핑 방송을 보고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4월 KTF와 제휴를 통해 데이터통신 요금을 전면 무료로 제공하는 '모바일 H몰'을 오픈했으며 롯데홈쇼핑의 '롯데M몰'은 한 화면에서 원스톱으로 주문할 수 있는 자동기능설정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하병호 현대홈쇼핑 대표는 "국내 홈쇼핑은 디지털 및 방송ㆍ통신이 융합된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급속도로 발전해왔다"며 "앞으로도 선진화된 방송 기술을 토대로 세계적인 디지털 유통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 [명품에 길이 있다] 명품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 [명품에 길이 있다] 패션, '토종 브랜드' 패션 본고장서 꽃 피워 ▶ [명품에 길이 있다] 화장품, '아시아 뷰티 기준' 우리가 만든다 ▶ [명품에 길이 있다] 식품업계, "세계인의 입맛 잡자" 해외로… 해외로… ▶ [명품에 길이 있다] 정수기로 물맛까지 잡는다 ▶ [명품에 길이 있다] 식 음료업계, 해외시장 개척 '코리아 푸드벨트' 뜬다 ▶ [명품에 길이 있다] 한국 술맛에 세계가 취한다 ▶ [명품에 길이 있다] 유통업계, 名品·현지화로 '한국형 유통체인' 구축 ▶ [명품에 길이 있다] 홈쇼핑, 中企 상품 해외 진출 징검다리役 '톡톡' ▶ [명품에 길이 있다] 세계로 뻗는 '토종 먹거리' ▶ [명품에 길이 있다] 백화점 '한우 명품 마케팅'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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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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