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코넥스시장 개장 첫날… 출발은 괜찮았다

거래대금 14억·21개사 중 17곳 올라<br>코스닥 때보다 거래 많아<br>아이티센 시총 455억 1위<br>신제윤 "창조경제 밑거름"

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넥스시장 개장식에 참석한 김건섭(왼쪽부터) 금융감독원 부원장,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신제윤 금융위원장, 김진규 한국거래소 이사장 직무대행(부이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축하박수를 하고 있다. /사진=이호재기자


창조경제의 마중물이 될 중소ㆍ벤처기업 전문시장인 코넥스시장이 1일 첫발을 내디뎠다.

코넥스시장은 1956년 유가증권시장, 1996년 코스닥시장에 이어 17년 만에 열리는 제3시장이다.


이날 시장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넥스시장 개장식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코넥스시장은 중소ㆍ벤처기업 생태계에서 가장 약한 연결고리인 창업 이후 초기 성장과 재투자를 위한 회수 사이의 간극인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에 새싹을 돋게 하는 창조경제의 밑거름"이라며 "혁신적ㆍ창의적 중소ㆍ벤처기업에 인내하는 모험자본을 공급해 우리 자본시장의 혁신과 발전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넥스시장은 개장 첫날 절반의 성공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30분께 상장한 21개 기업 가운데 11개 종목의 시초가가 형성됐다. 이 가운데 6개 기업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평가가격보다 300%가 넘는 시초가를 형성하기도 했다. 아이티센시스템즈는 이날 평가가격(4,115원)의 300.97%가 넘는 1만6,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아진엑스텍도 평가가격(2,720원)보다 300.72% 높은 시초가를 보였다. 퓨얼셀(300.31%), 스탠다드펌(300.31%), 옐로페이(300.00%), 하이로닉(300.00%) 등도 300%대의 시초가를 기록했다.

반면 대주이엔티ㆍ랩지노믹스ㆍ메디아나ㆍ베셀ㆍ비나텍ㆍ비앤에스미디어ㆍ에스엔피ㆍ엘앤케이바이오ㆍ웹솔루스ㆍ테라텍 등 10개 종목은 거래량이 없어 시초가가 형성되지 않았다.

이날 코넥스시장 21개사 가운데 17개사의 주가가 평가가격보다 상승했다. 아이티센시스템즈(14.85%)와 하이로닉(14.84%), 옐로페이(15%), 태양기계(15%) 4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아진엑스텍(-14.68%)과 에프앤가이드(-15%), 퓨얼셀(-14.86%)은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비나텍은 거래가 없어 가격이 형성되지 않았다.

시장 전체 거래대금은 13억8,000만원, 거래량은 22만주였다. 1996년 코스닥시장 개설 때 상장한 343개 종목의 거래대금이 10억7,400만원, 거래주식이 11만8,000주인 것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지천삼 거래소 신시장운영팀장은 "기관투자가 위주의 시장이라 첫날 거래 부진을 예상했지만 코스닥시장 개설 때보다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양호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종목은 랩지노믹스(4억2,000만원), 퓨얼셀(3억6,000만원), 엘앤케이바이오(1억7,0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관투자가가 9억8,000만원을 순매수했고 개인투자자와 기타투자자는 각각 7억3,000만원, 2억5,000만원을 순매도했다.

아이티센시스템즈가 455억원으로 코넥스시장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고 아직엑스텍(428억원)과 엘앤케이바이오(376억원)가 뒤를 이었다. 전체 시가총액은 4,689억원이었다.

개장 첫날 결과에 대해 상장사와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기대와 우려를 함께 나타냈다.

김민용 이엔드디 대표는 "창업한 지 10년 만에 상장해 감회가 새롭다"며 "코넥스시장에 상장해 기업을 널리 알리고 자금조달과 우수인력을 확보해 내년이나 내후년 코스닥시장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경일 아이티센시스템즈 부사장도 "코스닥 상장을 준비했지만 코넥스로 방향을 틀었다"며 "코넥스시장에서 공시와 자금조달 등을 경험하며 직원들에게 투명경영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기간으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코넥스시장을 긴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닥시장 개설 때도 거래량이 미미했지만 1999년 정보기술(IT) 활황을 겪으며 시장이 궤도에 오른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평가다. 정영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는 "코스닥시장 업체도 초기에는 오랫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IT 활황을 거친 후 결국 지금의 NHNㆍ다음ㆍ엔씨소프트 등 성공한 벤처기업을 키워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시장은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를 고치고 제도를 개선해나가면서 새로운 시장의 틀을 잡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개장식에 참석한 러스 그레고리 맥쿼리증권 대표도 "호주에는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한국의 프리보드처럼 장외시장에서 하고 있다"며 "코넥스시장과 같이 국가가 주도해 기업과 시장을 키우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민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