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안정대책으로 한 주가 시작된다. 정부는 카드사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하는 카드사 유동성 위기 대책을 17일 발표한다. 다소 안정기미를 보이지만 불안감이 여전한 시장에 주초부터 확실한 방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19일에는 SK글로벌의 공동관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채권단회의가 열린다. 국내 채권단은 금융당국의 대책에 호응할 것으로 보이지만 해외채권단의 반응이 관건이다.
해외재료는 두건이 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미국이 이라크에 제시한 무장해제 최종시한인 17일 공격이 시작될지 관심사다. 세계 각국의 반대로 전쟁 돌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미국이 무엇이든 보여주려고 할 가능성이 많아 전세계는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18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금리인하 여부가 관건.
중동의 전쟁분위기와 함께 시장을 짓눌러온 북핵 문제는 미국의 핵시설 폭격계획이 전해지며 불안감이 고조됐으나 한미정상간 전화통화를 통해 긴장감이 다소 풀린 상태. 그러나 여전히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무디스사가 북핵문제와 관련된 한국 신용등급을 내릴 계획이어서 시장이 느끼는 압박감은 더해가고 있다.
정부부처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속행한다. 17일 법무부, 18일 노동부, 19일 행정자치부, 21일 통일부 보고가 잡혀 있다. 검찰개혁과 노사관계, 지방분권 및 균형발전, 대북협력과 관련된 굵직굵직한 뉴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기울일만한 경제지표는 많지 않다. 한국은행이 발표할 어음부도율 동향(17일)과 2월중 가공단계별물가(19일) 정도다.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정치권의 기상도는 혼란스럽다. 여야는 19일 열릴 국회재정경제위원회에서 지난주 여야정협의회의 합의사항에 대한 보완 및 후속조치를 논의한다. 초당적 협력이 기대된다. 그러나 대북송금 특검법을 둘러싼 갈등은 한층 증폭될 전망이다. 더욱이 북한이 한나라당의 대선전 대북비밀접촉을 연일 폭로하고 있어 사태는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경제는 해묵은 악재와 돌발변수에 휘말리고 정치의 냉각기류는 여전한 가운데 절기는 춘분(21일)을 맞는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풀려 씨앗을 손보고 물꼬를 손질하는 농사의 계절, 결실을 약속하는 계절이 왔다. 그러나 실감이 안난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권홍우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