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파로 닫힌 마음, 메세나가 녹인다

한화예술더하기, 메리츠아츠봉사단, 주니어아티스트 전시전 등 다양한 문화나눔

“르네상스의 꽃을 피운 것은 거장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아니라 메디치 가문(Medici family)”이라는 말이 있다. 이탈리아의 재력가였던 메디치 가문의 후원이 없었다면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도, 그리고 유럽 문화의 절정기를 이룬 ‘르네상스’도 존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메디치 가문 못지 않게 문화 소외 지역을 찾아 메세나 활동을 적극 펼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사회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과 같은 외형적 발전 못지않게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인식에서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단순 후원에 그치지 않고 문화 사업을 적극 기획함으로써 ‘문화 기업’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실제로 한국메세나협의회가 발표한 ‘2009년도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현황’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1,576억 9,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한국메세나협의회가 국립발레단과 손잡고 ‘메세나 문화나눔 행사’를 진행, 다문화가정ㆍ장애아동가정을 대상으로 발레 ‘호두까기인형’ 공연을 선물한 것. 그 동안 지역아동센터나 사회봉사단체를 대상으로 신청만 받아왔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가족 단위로 공연 나들이를 나올 수 있게 배려했다. 이날 참석한 강원미(가명ㆍ50) 씨는 7명의 자녀를 둔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첫째 아이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입양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강 씨는 “정서적으로 가장 중요한 유아기를 단체 시설에서 보낸 아이들이 정서적 안정을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특히 온 가족이 함께 공연을 관람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 무척 기뻤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한화예술더하기’란 이름의 메세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후원을 통해 기량이 향상된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또 다른 문화 소외계층을 찾아 문화예술 재능을 기부하는 선순환 형태의 지역사회환원 프로그램.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양로원, 공연장, 공원, 주민자치센터, 복지기관 강당, 대학병원 로비에서 11월부터 두 달 동안 올 한 해 동안 총 45회에 걸쳐 약 1만여명의 관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메리츠화재는 재능과 열정이 있는 고등학생 및 대학생 음악 동아리를 올해 처음으로 ‘메리츠 아츠봉사단’으로 선발, 전문 아티스트에게 교육을 받도록 하는 ‘아츠 매칭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메리츠 아츠봉사단에 소속된 서울국제고 ‘벨아르떼’가 얼마 전 서울성모병원 로비에서 ‘영화 속의 클래식’ 음악회를 진행했으며 한양부속고의 ‘에벤에셀’이 아이들의 울타리 공부방에서, 서울대합창단이 ‘행복나눔지역아동센터에서 연주를 들려주면서 문화 나눔의 기쁨을 누렸다. 해비치 사회공헌 문화재단은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족 등 차상위계층 아이들이 많은 오지 초등학교 분교 학생들에게 국악ㆍ미술ㆍ연극ㆍ음악ㆍ무용 등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표현의 부재로 소통이 어렵던 오지의 아이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해 가족과 친구, 선생님을 모시고 발표회를 열어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K옥션은 오는 29일 자사 갤러리에서 ‘K옥션 주니어 아티스트’의 작품 전시회를 갖는다. 주니어 아티스트 1기로 뽑힌 장학생들이 한 해 동안 사랑을 담아 그린 작품들이 전시되는데 이 중 일부는 내년도 자선 경매 행사에도 출품, 2기 장학생들을 위한 기금 마련에 보탠다. 이번에 메세나 활동에 합류한 GS칼텍스는 오는 29일부터 내년 2월까지 총 5회에 걸쳐 ‘그린 에너지 콘서트’를 개최한다. 사회공헌 테마인 ‘녹색나눔’ 실천을 위해 사업장 인근 문화소외계층을 찾아가 친환경 생태주의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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