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TV시장 공급과잉 '몸살'

생산량 수요 1.8배 초과… 판매가 원가 70% 안돼 중국 텔레비전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중국정부가 발행한 자료를 인용, 텔레비전 공급이 수요를 1.8배나 초과하는 심각한 공급과잉 상태에 빠졌으며 이에 따라 업체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텔레비전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분야에서도 해외 업체들의 중국진출이 가속화되고, 또 중국 현지 기업들도 늘어나면서 공급과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공급과잉으로 가격파괴 현상 현재 중국에는 20여개의 대형 텔레비전 브랜드가 있으며, 중ㆍ소형 업체까지 합할 경우 50~60개의 생산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재 29인치 컬러 텔레비전의 경우 판매 가격이 제조 원가의 7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최근 한 백화점에서 텔레비전 재고 소진을 위해 무게당(3.6달러/㎏) 가격을 정하는 기이한 판매 방식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혈경쟁을 피하기 위해 지난달 초 텔레비전 업체들이 가격협정을 맺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흐지부지 된 것으로 알려졌다. ◆ 업체들 생존위해 몸부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존까지 위협 받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다각적인 활로 모색에 나선 것으로 이 통신은 전했다. 중국 최대 텔레비전 제조업체인 창홍(康虹)은 냉장고ㆍ세탁기 등 다른 가전 분야로 진출하는 사업다각화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위의 콩카(康佳)는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콩카는 디지털 텔레비전 개발 등을 통한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일부 업체는 포화상태에 빠진 내수 시장보다는 수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가장 대표적인 업체가 중국 2위의 텔레비전 업체인 TCL 그룹. 이 업체는 올 상반기 베트남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9%를 차지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을 거두며 그나마 한숨을 돌리고 있다. TCL 그룹은 올 상반기 텔레비전 수상기 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TCL이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을 거두자 여러 업체들이 동남아시아 등 저가이면서도 성능이 괜찮은 제품 판매가 가능한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 TV외 분야도 공급 과잉 가능성 전문가들은 중국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닐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 글로벌 비즈니스 리서치사의 중국담당 애널리스트인 존 칭은 "텔레비전 수상기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날 조짐이 있다"면서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만 바라보는 인식에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지 업체들도 가전분야 등에서 어느 정도 기술력을 확보해 가고 있는 만큼 외국업체의 성공이 갈수록 어려워 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포화 상태인 내수시장을 피해 해외로 쏟아지는 중국제품이 각국 시장을 교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동남아시아 전체가 중국의 저가 제품으로 인해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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