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8월 15일] 건국 60년 새 출발점에 선 대한민국

오늘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지 60년, 일제의 폭압에서 빛을 되찾은 지 63년이 되는 날이다. 정부 수립이냐, 건국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어쨌든 이를 기점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오늘날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60년 우리 역사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1948년 건국 이후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던 우리는 1960년대 산업화의 걸음마를 거쳐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책을 발판으로 세계에서 유례없는 경제성장 신화를 만들었다. 타고난 성실과 근면, 높은 교육열에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무기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것이다. 1953년 겨우 67달러였던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 2만달러를 돌파,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 문턱에 다다랐다. 이 같은 경제성장은 1980년대 민주화를 이루는 토양이 됐다. 그러나 새로운 60년을 준비해야 하는 지금 우리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냉전 종식으로 세계는 치열한 경제전쟁 시대에 들어섰는데도 아직 구시대적인 이념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과 북은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하다. 당파싸움으로 날을 지새는 정치권은 국민을 절망케 한다. 16대 국회가 개원한 지 벌써 석 달이 돼가지만 원(院) 구성조차 못하고 있다. 이제는 3류도 못되는 4류정치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중국ㆍ일본 등 주변 열강들은 영토야욕을 키우며 우리의 안보력을 실험하고 있다. 경제상황도 암담해 과거와 같은 활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정부도, 기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채 산업화 시대가 뿌려놓은 열매를 따먹는 데 안주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를 따돌리기 위해 더욱 질주하고 중국은 우리를 따라잡기 위해 분발하고 있다. 샌드위치 신세가 고착화되는 형국이다.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우리는 위기가 닥칠 때마다 엄청난 힘을 발휘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는 저력 있는 민족이다. 단결력과 역동성을 다시 한번 발휘해야 할 때다. 건국 60년, 광복 63년을 맞은 오늘 우리는 새 출발선에 서는 자세로 각오를 다져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