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인간적인 도리를 고려해서 이문열씨를 먼저 만나고 황석영씨를 만났어야 했다." 사회비평가 겸 소설가 복거일씨가 이명박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 당시 진보 성향의 소설가 황석영씨와 함께 한 것을 두고 '배은망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복씨는 15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황석영씨가 MB정권을 두고 보수우익이 아닌 중도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 정권인 이상 중도 정권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 분명히 우익정권"이라고 전제한 후 "이 대통령이 지금까지 추구해온 정책들이 다 자유주의적, 우파적 정책들"이라고 말했다. 복씨는 이어 "자유주의적 태도를 옅게 하고 중도적인 방향으로 가겠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오산"이라며 "그렇게 되면 정책 자체도 문제가 생기지만 또 하나는 자신의 확고한 기반인 우파의 지지를 잃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황석영씨가 진보진영과 네티즌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 "원래 좌파가 좀 억압적이긴 하지만, 가혹한 비판은 삼가야 한다"며 "그것을 가지고 배신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너무 억압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나라는 일단 대통령 중심으로 운영이 되니까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겠다면 좋은 일이고, 좌파 쪽에서 동참하겠다면 반가운 현상"이라면서도 "황석영씨는 좌파 정권 하에서 대우를 받은 사람"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그 좌파 정권 하에서 핍박을 받은 우익 문인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은 책 장례식까지 당하는 등 핍박받던 이문열씨 같은 경우"라며 "먼저 그런 분들을 대통령이 만나고 초청을 한 후에 황석영씨를 만나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를 고려해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갑자기 황석영씨를 개인적인 친분이라는 것을 내세워서 데리고 가면 우파에 속한 시민은 '우리가 고생해서 당신을 대통령 만들었는데 이게 배은망덕 아니냐'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지금 그 소리를 듣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모른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씨와 황씨를 같이 데리고 갔으면 보기도 좋고 균형도 잡혀 좋았을 것"이라며 "좌파문인으로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을 만나 '북한이 살만하다'고 말해 감옥까지 간 사람만 데리고 가 보기가 좀 그렇다"고 했다. 한편 진보진영에서는 진보적 지식인으로 분류되던 황석영씨가 현 정권을 '중도실용정권'으로 규정하고 큰 틀에서 동참하겠다고 말한 것을 놓고 '변절'이라며 크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