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혼한 부부 네쌍 중 한쌍 이상이 2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한 황혼이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황혼이혼 증가에 따라 50대 이상 연령층의 황혼 재혼도 급증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이혼·재혼 현황'을 보면 이혼 건수는 지난 2003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2004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4.1% 감소했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11만4,300건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역대 최고치인 2003년 16만6,600건보다는 5만건 이상 적었다. 이혼 감소 경향과는 반대로 결혼 20년 차 이상 황혼이혼은 지난해 3만200건으로 사상 처음 3만건을 넘어섰다. 20년 차 이상 이혼은 1980년대까지 2,000건을 밑돌다가 1990년대 초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2000년대 초반 2만건을 넘어섰다. 반대로 결혼 20년 차 미만 이혼 건수는 2003년 이후 감소추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전체 이혼에서 황혼이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26.4%로 사상 처음 4분의1을 넘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결혼 4년 차 이하 이혼 비중이 24.7%로 뒤를 이었으며 5~9년 18.9%, 10~14년 15.5%, 15~19년 14.6%로 뒤를 이었다.
전체 이혼 중 가장 많은 비중의 연령층은 남녀 모두 40대였다. 지난해 남자의 평균 이혼연령은 45.9세, 여성은 42.0세로 30년 전보다 10.1세, 10.7세씩 상승했다.
2004년부터 이혼이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2006년부터는 재혼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황혼이혼 증가와 함께 재혼 연령은 높아졌다. 지난해 평균 재혼 연령은 남성 46.6세, 여성 42.3세로 30년 전보다 각각 7.7세, 8.6세 늘었다.
특히 50대 이상 남성 재혼 건수는 1982년 4,000여건에서 지난해 1만8,200건으로 늘어 전체 남성 재혼의 35%를 넘어섰으며 50대 이상 여성 재혼 건수는 1982년 1,100건에서 지난해 1만2,300건으로 급증해 전체 여성 재혼의 21.8%를 차지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재혼 남녀 간 나이 차가 줄어들고 '남자 초혼과 여자 재혼' 비중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연령 차 5세 이하 재혼 비중은 64.7%로 절반을 훌쩍 넘어 남자가 6세 이상 연상인 부부 비중이 52.6%에 달했던 1982년과 큰 차이를 보였다. 남자 초혼과 여자 재혼 부부의 구성비는 1982년 15.1%에서 2012년 26.9%로 11.8%포인트 늘어난 반면 '남자 재혼과 여자 초혼'의 구성비는 44.6%에서 19.2%로 추락했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기대수명이 늘면서 앞으로 살 날이 많이 남았다고 여기고 고령층이 재혼에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