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농협에 팔린 아비바생명, DGB금융이 다시 인수

단위농협 변액보험 판매 불허에 농협금융, 두달여 만에 포기<br>DGB는 사업다각화 위해 적극… 전국망 갖춘 금융사 도약 발판<br>인수가격은 농협이 사들였던 500억~600억 수준 정해질 듯


[단독] DGB금융지주, 농협에 팔렸던 우리아비바생명 인수

5일 MOU체결


DGB금융지주(대구은행)가 NH농협금융지주에 팔렸던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한다.

지난 6월말 대금 지급이 끝나며 농협금융의 품에 안겼던 우리아비바생명은 고작 두 달 남짓 만에 DGB라는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인수 가격은 500억~600억원 수준이 유력하다. DGB금융은 이번 인수로 지방은행의 한계를 벗어나 전국적 영업망을 갖춘 금융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4일 금융당국과 금융계 등에 따르면 DGB와 농협금융은 5일 우리아비바생명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DGB는 MOU체결 이후 곧바로 우리아비바생명에 대한 실사에 들어간다.

예상 인수 가격은 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매물(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사들였을 당시 평가 가격인 500억~600억원으로 관측된다.

매각 가격을 이 보다 높일 경우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금융 당국이 농협금융에 우리아비바생명을 헐값 매각했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어 부담이 크다.

이런 사정 때문에 농협금융과 DGB사이에 큰 이견 없이 가격협상을 마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양측에게 모두 시너지가 컸던 탓에 인수 협상이 큰 난관 없이 마무리됐다”며 “당사자 간에 합의가 된 만큼 두 달여 만의 재매각은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양측간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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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은 우리아비바생명을 통해 변액보험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게 절실했다. 그렇게 되면 은행과 지역 단위농협 등을 통해 번액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협금융은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한 후 인력의 30% 가량을 줄이는 등 내년 3월 NH농협생명과의 통합법인 출범을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8월말 금융위원회가 통합법인의 지점 및 설계사 채널, 보험대리점을 통한 변액보험 신규 판매만 허용하면서 청사진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농협금융으로서는 단위 농협에서 변액보험 판매가 불허됨에 따라 우리아비바생명을 포기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사업 다각화 의지를 부쩍 내보였던 DGB는 우리아비바생명 인수로 은행 일변도의 포트폴리오를 한결 짜임새 있게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우리아비바생명이 서울에 중앙 거점을 두고 있어 영업망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복합점포 설립 등을 통해 중앙은행과 경쟁에 나설 수도 있다.

박인규 DGB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그간 “탄탄한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보험, 증권, 자산운용, 캐피털 등 비은행 금융사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실제 DGB는 아주캐피탈에 대한 인수를 검토했고, KDB생명과는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끝내 접었다.

하지만 우리아비바생명에 대한 DGB의 인수 의지는 사뭇 강하다.

인수 가격부터 적정 선에서 타협을 본데다, 시너지 측면에서도 메리트가 크기 때문이다.

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는 “대구은행으로서는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고 본다”며 “잘만 되면 지방은행의 활로 모색 차원에서 모범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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