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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슈월제네거의 '라스트 스탠드', 성룡의'차이니즈 조디악', 브루스 윌리스의 '다이하드-굿 데이 투다이'와 '지.아이.조 2'(28일 개봉), 실베스터 스텔론 등의 '익스팬더블'.
과거 잘 나갔던 노장 액션 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가 잇따르고 있다. 추억의 배우들이 늙어서도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흥행에 참패한 라스트 스탠드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차이니즈 조디악을 통해 흥행 성패의 비결을 분석해봤다.
흥행성적으로만 보면 '차이니즈 조디악'의 성룡이 '라스트 스탠드'의 아놀드 슈월제네거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라스트 스탠드'는 국내 관객 6만6,000명 정도로 막을 내렸다. 앞서 개봉한 미국에서도 참패했다. 비슷한 시점에 개봉한 '차이니즈 조디악'은 3월 11일까지 누적관객수가 30만2,642명에 달하며 상영 중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12월20일 중국에서 개봉된 후 18일 만에 1억달러 수익을 돌파하기도 했고 아시아 여타 국가에서도 좋은 흥행 성적을 보였다.
영화계에서는 두 노장 배우의 출연에 대해 젊은 시절의 액션재현 보다는 코믹이나 추억을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춘 게 성패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관객들은 노장배우에게서 액션의 통쾌함 보다는 오히려 늘어난 주름살과 둔한 움직임에 늙어가는 자신을 떠올렸다는 것.
김지운 감독과 슈월제네거의 만남으로 눈길을 끌었던 '라스트 스탠드'의 경우 남성팬들이 슈월제너거에 바라는 젊음으로 대표되는 그의 '몸'이 재현되지 못했다. 두툼한 점퍼를 입고 마약범을 퇴치하는 시골 보안관은 남성팬들이 바라는 그의 이미지가 아니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30-40대 남성팬들은 그의 주름과 늙은 근육을 보고 본인의 젊음도 사라질 수 있다는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슈월제네거의 패인에 대해 분석했다.
반면 성룡은 내년이면 환갑이 되는 노장 액션 배우지만 관객들은 그에게서 남성적인 '몸'보다 특유의 유머와 유쾌함을 기대했고 연기ㆍ제작ㆍ감독까지 맡은 그는 이에 충분한 해답을 줬다. 관객들은 " '차이니즈 조디악'을 보면 예전의 성룡이나 지금의 성룡이나 다를 게 없다. 맨몸으로 구사하는 특유의 코믹 액션도 변함이 없다"며 감탄했다. 성룡은 나이를 느낄 수 없었을 뿐더러 영리하게도 젊은 남성의 '몸'에 대한 이미지는 한류 스타 권상우에게 맡겼다.
정재형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는 "실베스터 스텔론, 아놀드 슈워제네거, 브루스 윌리스 등 노장 액션 스타들이 옛날 모습 그대로 출연한 '익스펜더블2'은 추억으로 볼 수 있어 흥행에 성공했다"며 "하지만 관객은 '라스트 스탠드'와 같이 이제 더 이상은 젊은 몸이 아닌 슈월제네거만을 보기 위해 극장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스펜더블2는 전세계 흥행수익이 1억달러를 넘었다. 그는 이어 "액션 영화는 시리즈물이 주는 힘이 크고 시리즈물에는 대표 배우의 이미지가 커서 슈월제네거가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들고 왔다면 그의 존재감이 부각돼 이야기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