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보해양조, 동생회사에 넘어가… "위기 속 가업은 살려야" 절박감

사실상 형제간 경영권 양도… 큰 변화는 없을듯


보해양조를 최대주주의 동생 회사인 창해에탄올로 전격적으로 넘기기로 한 결정은 유동성 위기가 심해지면서 형제들 사이에서 가업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해양조는 보해저축은행의 최대 주주로 저축은행 사태가 불똥이 튀면서 직면했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데다, 임건우 보해양조 전 회장까지 구속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실이 깊어진 보해저축은행의 증자를 위해 무리하게 어음을 발행해 금융권 채무에 대한 압박을 거세게 받아왔고 자금난 와중에 최근 생산직을 제외한 관리직 직원들의 급여 지급이 지연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임 전 회장은 지난 1월과 2월 보해저축은행 유상증자 과정에서 어음방식으로 자금을 끌여들여 보해양조에 420억원 가량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있다. 결국 이같은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으로 임현우 사장을 비롯해 보해양조 전 임원이 지난 16일 사퇴한데 이어, 지난 17일 형제사인 주정업체 창해에탄올의 인수에 합의하게 됐다. 보해양조는 "보해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경영정상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으나 자체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유동성 위기극복을 위한 외부자금 유입이 절실해 창애에탄올의 인수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창해에탄올의 임성우 회장은 보해 창업주 故 임광행 회장의 차남으로, 보해양조 임건우(장남) 전 회장과 임현우 사장과는 형제간이다. 임성우 회장은 보해양조 임건우 전 회장과 함께 보해를 운영, 소주 '김삿갓' 열풍에 기여했고, 1991년부터 보해양조와 창해에탄올과의 운영을 병행하다 계열 분리돼 2003년부터는 창해에탄올 대표이사직만 맡게 됐다. 지분관계로 보면 보해양조는 임건우 전회장이 8.42%로 최대주주다. 창해에탄올은 보해양조가 27.59%로 최대주주, 임성우 회장이 19.2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보해양조가 직접 지배하지 않아 관계회사로 있다. 이에따라 사실상 형제간 경영권 양도로 보여질 정도여서 보해양조가 운영되는 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챙해에탄올은 지난해 연결매출은 656억원, 연결순이익이 27억원이며 연결자본잉여금은 123억원, 연결이익잉여금이 437억원, 부채율은 29%선으로 우량한 기업이다. 창해에탄올 관계자는 "보해의 조기 정상화와 함께 보해가 지역 상징 기업으로서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50년에 목포에서 창업한 보해양조는 지난해 기준으로 자산규모 2,230억원에 순매출액 1,25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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