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당국은 이라크 소녀 가족 강간 학살 사건과 관련,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라크측에 공식 사과할 것이라고 미 워싱턴 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일가족 강간 살해범인 스티븐 그린(21)이 소속됐던 미 제101공수사단 502 보병연대 1대대장인 토머스 컨크 중령은 3일 마흐무디야의 무야드 파딜 시장과 만나 "여기서 학살이 자행됐다"고 밝혔으며,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미군 지도자들이 공식 사과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
컨크 중령은 이어 시신 감식을 위해 희생된 피해자 4명의 시신을 발굴할 수 있도록 유가족들의 허락을 구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범인 그린은 제대한 후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동료 미군의 장례식에도 참석하고 친지들을 방문하는 등 혼자서 일가족을 몰살하는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다른 사람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태연한 일상 생활을 해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의 친지인 그렉 시몰키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린에게서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으며 이라크전을 화제로 올린 적도 없어 그린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었다고 밝혔다.
포스트는 또 그린 등 5명의 미군들이 범행 당일인 3월12일 검은 복장에 AK-47 소총으로 무장하고 범행 후 수니파 저항세력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등 치밀한 사전계획에 따라 범행을 저지르고 사건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검찰 기록에 따르면 5명중 1명은 피해자인 아비르 카심 함자(15)의 집에서 180m 떨어진 초소에 남아 무전 연락을 담당하고, 1명은 함자의 집밖에서 망을 보는 가운데데 나머지 3명이 집에 처들어갔으며 그린이 아비르의 부모와 여동생을 살해한 뒤 다른 1명과 함께 아비르를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신문은 군 관리의 말을 인용, 그린의 명예 제대 이유인 '인성불안'이 반드시 정신적인 이상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며, 이는 의도적으로 명령에 불복종하거나 군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할 경우에도 같은 말을 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