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신용거래 관련 비용을 낮추는 이벤트를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자율을 낮추는 등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가뜩이나 급증세를 보이는 신용거래 융자액이 더욱 빠른 속도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은행제휴 계좌 고객에게 7일간 무이자 신용융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신용융자 거래 시 7일간 무이자로 이용할 수 있고 8일째부터는 일별 이자율이 적용된다. 이번 서비스는 선착순으로 100억원 한도가 소진될 때까지 제공된다. IBK투자증권 은행제휴 계좌는 IBK기업·하나·국민·우리은행에서 개설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부터 60일 이내 및 이상의 신용거래 이자율을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30일 이내 신용거래 고객에게는 연 6.4%의 이자율을 적용한다.
KDB대우증권도 이날부터 신용융자 이자율을 평균 0.55%포인트 내렸다. 동부증권 역시 지난 2월 말 신용거래 이자율(연 4.9∼9.9%)을 최대 30% 떨어뜨렸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 이자율을 낮춘 것은 기준금리가 내려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대우증권 등 대형 증권사가 신용거래 이자율을 내렸기 때문에 앞으로 중소형 증권사들도 잇달아 이자율을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신용거래계좌를 만들 때 내야 했던 보증금도 속속 사라지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초 신용거래계좌 설정 시 보증금으로 100만원을 내야 하는 규정을 폐지했다. 금융감독 당국이 투자자 편의와 권익을 강화하려고 올해부터 신용거래 설정 보증금의 예치 규정을 없애기로 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삼성증권은 이날부터 신용거래 보증금을 없앴고 메리츠종금증권과 동부증권은 이미 지난달에 바뀐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신용거래 규모가 과도하게 커지는 상황에서 증시가 하락할 경우 차익매물이 급증해 증시하락 속도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전체 신용거래잔액은 6조4,705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2011년 8월 이후 가장 많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거래잔액이 많으면 증시 상승기에는 탄력을 주지만 하락기에는 오히려 더 빨리 하락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증시 방향이 확실하게 예상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